기시 유스케의 이 작품은 출간소식을 들으면서부터 무척이나 읽어보고 싶은 작품이었다. 그 기대에 비하여 구입한 시기나, 구입하고 다 읽은 시기를 셈해보면 아, 나는 스트로베리온숏케이크의 스트로베리를 제일 마지막에 먹는 스타일이려나.

 

기시 유스케의 [검은 집]은 개인적으로 생각해 볼 때 사이코패스를 다룬 소설 중에서는 거의 최고작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된다. 영화로는 [헨리:연쇄 살인범의 초상]이나, 캐릭터만으로는 더 오랫동안 인상에 남아있는 존 부어만의 [서바이버 게임]의 등장인물 외에도 어렴풋이 몇 작품, 몇 캐릭터들이 더 떠오르지만... 소설 중 '사이코패스'를 소재로 한 작품을 묻는다면 바로 기시 유스케의 [검은 집]이 홀로, 먼저 떠올려질 정도로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국내에서 만들어진 영화는 실망이었지만...

 

그런 기시 유스케가 다시 한 번 사이코패스 캐릭터를 등장시켰다는 것과 그 배경이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접해온 바로는 우리 학교보다 더 심각하게 '괴물'이 되어 버린 학교라는 점은 이 작품에 대한 기대를 배가시켰다.

 

그럼 그런 기대를 이 작품은 충족시켜주었냐하면...

아, 이건 애매하다.

일단 1권은 너무 괜찮았다. 인기교사이자 이 작품의 주인공으로 덱스터 시리즈의 덱스터보다 더 매력적인 하스미의 캐릭터라이징, 그리고 하스미 못지 않게 제 상태가 아닌 것 같은 다른 교사와 학생들이 모두 살아 움직이며 분위기 조성을 제대로 해 낸다.

하지만 대량 학살이 진행되는 2권은... 조금 실망스러웠다. 차라리 2권으로 분권되지 않고 1권으로 출간되었다면 이 실망감은 덜 했을텐데...

그렇다고 13일의 금요일 식의 생존자 줄이기식 전개가 긴장감이 떨어진다거나 한 건 아니었지만, 너무 자극에 오래 노출되다보면 무뎌진다고 할까.

2권에서는 너무 대학살의 전개가 주가 되다 보니, 이야기의 힘은 다소 떨어질 수 밖에 없었던 듯 하다.

 

평점을 나누어 부여하자면...

1권은 ★★★★☆

2권은 ★★★

정도였다.

 

 

스포일러 포함됨

 

일단 주요 등장 학생 명부에 가장 먼저 이름을 올리고 있어서, 그 활약(!)에 기대를 품게 했던 가타기리 레이카는 마지막 생존자라는 걸 제외하면 그 활약이 미미했다.

하스미가 계속 경계하는 학생이라는 점 정도로 계속 긴장감을 부여하는 정도의 역할이었다 할까.

나고시도 너무 터무니 없이 최후를 맞이하고, 다테누마도 학교로 돌아와서 제대로 된 활약도 보여주지 못한 채 하스미의 희생양이 되고 만다.

2편의 재미가 다소 떨어지는 원인 중 하나가 너무 일방적인 하스미의 활약 때문이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