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바 료타로는 <올빼미의 성> 영화를 극장에서 볼 때 다소 아쉬웠던 영화에 대한 허전함을 달랠 원작자의 이름으로 기억에 담아 두었더랬다. 그리고 후에... 꽤나 후에... DVD로 <올빼미의 성> 서플을 보면서... 조금 더 원작에 대한 기대가 커졌고... 봐야지, 봐야지 하면서... 결국 아직까지 못 보고 있다.

료타로의 책 중에서는 사실 그 무엇보다 사카모토 료마를 다룬 <료마가 간다>가 더 땡겼다만... 10권이라는 만만치 않은 분량 탓에... 그리고 아무래도 신센구미(신선조)가 조금 더 만만한 관계로 이 <타올라라 검>을 먼저 소장했는데... 허, 이것도 읽기가 만만치 않았다. -,.-

번역 느낌의 차이인지, 아니면 일본의 시대극 자체에 몰입하기가 힘들어서인지... 히지카타 도시조에 포커스를 맞춘 이 이야기의 1권을 읽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런 연유로... 이미 알고 있었던 인물들의 뒷이야기 이상의 의미를 가지지 못하게 되어버렸다. -,.-

 

어쨌든... 읽기 시작한 관계로 나머지 권들도 소장하겠다만... 언제 도서관 갈 기회가 있을 때 비교적 짧은 <미야모토 무사시>를 시작으로 시바 료타로에게는 다시 접근해봐야겠다.

 

"정상일 테지. 혈기 왕성한 자들이 모여 한 가지 공상을 몇 백번 논의하다 보면 그것이 공상이 아니게 되는 거야. 바쿠후 타도가 오늘 내일에라도 이루어진다는 확신을 갖게 되는 것일세."

"그러니까 미치광이가 된다는 것이군요. 집단적으로. 정말 묘합니다."

"암, 묘한 것이지. 그러나 집단이 광인처럼 변하면 무슨 짓을 저지를지 알 수 없네."

"신센구미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도시조와 오키타 소지의 대사는 이 몰입하기 힘든 책에서 그나마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워낙에 오키타 소지를 좋아라하기도 한다만...

 

곤도는 요즘에 상당히 말이 많아졌다. 원래 익살을 모르는 사나이여서 입을 열면 날카로운 이론으로 폐부를 찔렀다.

도시조는 잠자코 있었다. 공허한 논의 따위는 아무래도 좋았다. 그는 신센구미를 최강의 조직으로 만드는 것이 자신의 사상을 천하에 드러내는 유일한 길이라 믿고 있었다. 무사에게는 말이 필요치 않다.

 

곤도... <칼에 지다>나 아니면 신센구미를 소재로 한 여러 만화에서 보면... 늘 과묵하고 다소 둔한 느낌의 이 사나이... 시바 료타로가 그를 `입을 열면 이론으로 폐부를 찔렀다`라고 표현한 부분은 그래서인지 조금 낯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