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인을 읽으신 분, 아니 안 읽으신 분들이라도 이 둘의 관계를 알고 나면 '헉- 말도 안 돼. 절대로 절대로 있을 수 없어!' 라는 아주 뜨거운 반응을 보일지도 모르겠다. 워낙에 카인리프 지지자가 많은 까닭도 있겠지만, 이 둘은 이복남매이기 때문이다. 남들은 핏대세 우며 부정하더라도 카인이 사촌누이를 향해 가눌 길 없는 애정을 쏟는 걸 보며 안타까움에 한숨짓던 필자에게 마리웨더가 카인의 옆에서 어여쁘게 성장하는 과정을 그냥 놓칠 수 있을 리가 만무했고, 이런 위험천만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것이 필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카인이 다분한 원인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길가는 남자들을 붙잡고 한번 물어보시라. 대체 세상 어느 오라비가 여동생에게 "언젠가 아름답게 성장한 널, 많은 남자가 원하더라도 난 주고 싶지 않아... 나의 이런 생각 역시 널 불태워 버리게 될 위험한 것일지도." 라는 말을 할 수 있는지를. 뭐 물론 현실이 아니라는 전제 조건에다가 핏줄에 굉장히 연연해 하는 집안이라는 아주 특수한 명제를 달고 있기에 가능함도 분명하다. 하지만, 제아무리 카인이 핏줄에 애착이 있고 마리웨더가 십여 년이 흐르고 나서 만난 혈연이라고 하더라도 그런 위험천만한 대사를 한치의 동요도 없이, 어찌 그리 태연하게 내뱉을 수가 있단 말인가. 것도 매혹적이기 짝이 없는 그 두 눈에 안타까움을 담고서 말이다.

여동생을 향한 순수한 애정이라고 작가 님은 말하지만 그런 행동, 대사 하나가 필자의 심장에 하트를 꽂아대며 므흣한 눈을 뜨게 만드는 것임을 어찌할꼬. 그런데 필자를 위로해 주려는 것인지 아니면 위험한 생각에 종지부를 찍어 주려는 것인지 결말에 가서는 혈연적 관계가 전혀 없는 사이임이 밝혀져 정말 뒤통수 한 대 얻어맞고 말았다.

그 예상치 못한 사실 하나에 허무함을 감출 수 없었고 (마지막에 마리가 오스카 군이랑 결혼해서 임신상태로 나올 땐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는...) 아직도 '말도 안 돼! 마리가 카인의 이복동생이 아니라는 설정은 결단코 될 수 없어. 중간에 설정이 바뀐 게 분명해. 유키 님, 어찌 저를 버리려하시나이까.' 라며 이 커플링에 미련을 못 버리는 걸로 보아, 분명히 필자는 타락할 대로 타락한 어둠의 종족임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