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와 여동생이라는, 남매로 시작했기에 상대방을 향해 점점 달라지는 마음, 점점 커져가는 마음을 힘겹게 숨겨야했던 두 사람. 하지만 인연의 끈이란 그리 쉽게 그들을 놓아주지 않았으니. 결국 애써 숨기고 자꾸만 외면하던 마음을 뒤늦게라도 인정하고 남매라는 허울의 관계를 던져 버린 이 커플에게 박수를 보내는 바이다. 진정 힘들었도다.

여동생을 찾겠다는 일념으로 남들 다 누릴 자유와 권리를 포기한 채 일찍 어른이 되어 버린 도키오는 그것 하나만으로도 미도리를 향한 애정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간다. 처음엔 여동생이자 자신이 살아야 할 이유였지만 이젠 사랑할 수밖에 없는 여자가 되어 버린 여동생의 존재가 도키오를 지탱시켜주는 버팀목이다. 그걸 뺏긴다면 도키오는 자폭해 버릴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데 왜 이리 인생은 꼬이기만 하는 것인지. 도키오의 자폭이 조만간 일어날 일인 것처럼 미도리의 친아버지가 미도리를 납치해갔으니. 어허- 나오는 건 그저 한숨뿐이요, 주체할 수 없는 손떨림이 책장을 못 넘기게 한다. 이래서 금단의 사랑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닌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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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키오 26세, 미도리 22세. 장장 12권의, 돌고 돈 시간 끝에 웨딩마치를 올리다. 경축하세. 이 얼마나 경사스러운 날이 아닌가. 두 사람의 얼굴에 저런 미소가 지어지기까지 많이 어려웠지만, 힘들었기에 그만큼 지금이 그들에게 가장 행복한 날이리라.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부디 부디 행복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