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맨>을 봤으니 당연히 <배트맨2>도 봐야한다.

사실 다시 <배트맨>을 보고 싶어진 이유 중 가장 큰 건

'펭귄맨'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 터미네이터 만큼이나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펭귄맨'

 

<배트맨2>를 보면서 깨달은 사실인데

앞에 나오는 배우들 이름이 나올 때 악당 역할들 이름이 먼저 올라온다.

(<배트맨> 역시 그러하다)

이것은 아마 악당들에게 더 집중했다는 사실이 아닐까, 라는 짐작.

 

 

 

 

이 영화는 '펭귄맨' 말고도 '캣우먼'이 나온다.

누군가는 악당을 '펭귄맨'

영웅을 '배트맨'

선도 악도 아닌 존재인 '캣우먼'이라고 말하지만

사실, 팀 버튼의 영화에서

절대적인 '악'은 없는 듯 하다.

아니, 진짜 악당이 있다.

이 포스터에는 나오지 않는

맥스 쉐릭.

 

영화의 시작은 '펭귄맨'의 탄생으로 시작한다.

첫 크리스마스에 하수구에 버려지는 펭귄맨.

(펭귄맨의 세계와 서커스단의 모습은 팀 버튼이 아니라면

절대로 완벽하게 그려내지 못했을 거라 생각한다

정말 펭귄 떼는 완벽하다!)

 

맥스 쉐릭의 비서인 셀리나는

맥스 쉐릭의 비밀을 알게 되고, 쉐릭은 셀리나를 무참히 밀어버린다.

그리고 셀리나는 캣우먼으로 다시 태어난다.

(정말 보면서 눈물이 뚝뚝 떨어질 것 같았다)

 

맥스 쉐릭은 하찮은 비서인 셀리나는 죽이려하고

펭귄맨은 이용하려 한다.

고담시 시민들 앞에서 좋은 사람인 척을 하며

시민들을 기만한다.

초반부에 쉐릭이 브루스와 만날 때

브루스는 그를 '악당'이라고 말한다.

이게 팀 버튼이 하고 싶은 말이 아니었을까, 싶다.

 

영화는 세 명의 대립구조를 보여주면서

전 편 보다 훨씬 단단하고 치밀한 구조를 보인다.

(사실 까딱하면 충분히 망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전편에서 보여줬던 악당의 전사가

훨씬 더 악당들이 왜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는지, 를 보여주면서

그들을 동정하게 된다.

 

어렸을 때는 펭귄맨을 보며 쓸쓸했는데

나이가 들고 여자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어서 그런지

셀리나(캣우먼)의 모습이 너무 안쓰러웠다.

 

 

 

어딜가든 도둑고양이라는 말을 들어야 하는 셀리나가

남자들의 세계에서 싸우는 것 같았다.

(어느정도 과장된 표현이겠지만)

그녀는 모든 것으로부터 버려져서

아무에게도 안기지 않는(어쩌면 못하는) 고양이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 영화가 흥행하지 못하면서

팀 버튼이 만드는 배트맨 시리즈는 막을 내리게 된다.

(ㅠㅜ 왜 흥행하지 못한거야 정말!)

캣우먼이 살아있을 지도 모른다는 여운만 남긴 채

영화가 끝이난다.

배트맨3편까지 팀 버튼이 손을 댔다면 정말 좋았을 텐데,

라는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