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와의 인터뷰>를 보고
뱀파이어물을 또 보고 싶어서 고른 영화.
이 영화 역시 워낙 유명하지만
난 도무지 무슨 영화인지 사실 몰랐던 영화다.
그냥 공포영화로 알고 있었다.
(포스터 이미지가 그러하였다)

그런데 역시나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때와 마찬가지로
공포물이 아니었다.
이건 무려 '로맨스'물.
(그러나 잔인한 장면이 나오긴 한다)

이건 2010년에 헐리우드에서 리메이크가 되기도 했지만
내가 본 건 원작인 2008년에 스웨덴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눈이 소복이 쌓인 마을에서 시작한다.
영상적으로 너무 아름답지만, 스산한 배경.
보통 뱀파이어 영화에서 기대했던 화려함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공포영화처럼 스산했던 것도 아니다.
오히려 담담한 청소년물 같았다고나 할까.

<스포일러 대량 포함>

영화는 왕따 소년인 오스칼과 뱀파이어인 이엘리의 사랑이야기다.
12살의 나이인 둘은 집 앞 정글집에서 만난다.

오스칼은 이엘리를 만나고나서부터 '성장' 한다.
그는 자신을 괴롭히는 아이에게 똑같이 되갚아주기도 하며
이엘리에게 자신의 여자친구가 되어달라 청하기도 한다.
그는 점점 '남성'적인 자아로 성장해가는 것이다.
또한, 자신을 위해서 누군가를 해칠 수 있는 세계에 대한 이해를 한다.

(이엘리는 자신이 파멸하는 걸 택하는 대신
타인의 삶을 파괴하며 산다.
반면 이엘리에 의해 뱀파이어가 되었던 여자는
스스로 삶을 끝낸다
여기서 이엘리가 자신의 힘을 이용해, 
자신의 것을 쟁취하는 모습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영화를 끝까지 본 사람은 다 알겠지만
여기서 이엘리의 옆에 있던 늙은 남자는 이엘리의 옛연인이다.
그는 마지막까지 자신의 삶을 이엘리에게 완전히 받친다.
아마, 이건 오스칼의 삶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사실 다 보고나니
이엘리 이놈의 계집애, 라는 생각도 들었다.
허락이 떨어질 때까지는 들어가지도 못하고
심지어 거절을 하더라도 몸에서 피를 뿜어내면서까지
협박조의 부탁을 한다.

Let me in

이엘리는 오스칼에게 끊임없이 말한다.
이엘리는 자신의 연인이 (늙고) 죽자, 오스칼을 택한다.
그 둘은 완전히 하나가 되어
이엘리를 위해 살아가기 시작할 것이다.

다 보고, 다시 생각해보고 나니
조금 섬뜩한 영화다.


한 소년의 '성장'과 영상을 본다면
정말 아름다운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