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그림책을 보면서 새삼 놀랍다는 생각이 듭니다.  구구절절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그림만 봐도 알 것 같습니다. 어쩌면 아이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가끔은 아이의 마음이 그림책처럼 펼쳐보였으면 싶을 때가 있습니다.

원래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말로 표현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똑같은 말이라도 듣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서 전혀 다른 식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서로의 마음을 안다는 것은 늘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말이 아닌 몸짓이나 표정으로 표현할 때가 많습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것이 전부가 아닌데 진짜 속마음을 몰라주면 얼마나 속이 상할까요?

<가시 소년>은 뾰족뾰족 가시투성이의 소년입니다. 누구에게나 가시가 있지만 유독 가시 소년의 가시는 매일 자라나 곁에 오는 모든 사람들을 찌르고 괴롭힙니다. 무엇이 소년에게 날카로운 가시를 자라게 했을까요? 무서운 가시가 있으니 아무도 자기를 건드리지 않습니다. 문득 소년은 깨닫습니다.  누구도 자신을 건드리지 않아서 좋을 줄 알았는데 혼자 있는 건 눈물이 나는 일입니다. 가시 소년도 활짝 웃고 싶어집니다. 그래서 치과에 가서 입 안에 있는 뾰족한 가시를 모두 없애버립니다. 소년은 가시가 없는 입으로 웃으며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나랑 놀자,"

"나를 안아주세요."

"나는 너를 좋아해."

괜시리 이 책을 보며 가슴이 뭉클합니다. 어쩌면 우리 아이의 마음에도 뾰족한 가시가 자라고 있는 건 아닌지......혹시 제가 아이의 마음을 가시로 찌른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됩니다. 가시 소년은 스스로 자신의 가시를 없애는 노력을 합니다. 사랑하는 엄마, 아빠와 친구들에게 다가가고 싶은 진짜 속마음을 위해 노력한 가시 소년이 대견합니다. 부모로서 아이의 마음에 가시가 아닌 예쁜 꽃을 자라게 해줘야겠다고 다짐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