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둘째는 요즘 투덜이가 되었네요. 맨날 입에 달고 사는 말이 "왜 언니만 해주고 나는 안 해줘요?" 네요. 엄마 입장에서는 공평하게 대해준다고 하는데도 아이들 입장에서는 불만이 생기는 것 같아요. 어떻게 해야 우리 둘째의 마음을 풀어 줄 수 있을까요?

<우리 집엔 형만 있고 나는 없다>라는 책 제목을 보면서 피식 웃음이 나더군요. 우리 둘째에게 이 책을 읽어주니 뭔가 동질감이 느껴지는 모양이에요. 책 속에서도 엄마가 몸이 약한 형만 챙기는 모습을 보면서 엄마가 너무했다고 말하더군요. 그런데 나중에 알고보니 엄마가 동생을 걱정하고 챙기니까 엄마의 마음을 조금 이해하는 것 같더라구요.

사실 어른들도 가족 간에 잘해줄 때는 당연하게 느끼다가 조금만 소홀해도 삐치거나 섭섭함을 느끼잖아요. 그러니 아이들 마음은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들어요. 특히 아이들은 엄마의 반응에 민감하지요. 엄마가 신경쓰고 챙기는 정도에 따라서 사랑의 점수를 매기는 것 같아요. 그런데 엄마의 마음은 어디 그런가요? 아이가 여럿이면 아프거나 뭔가 부족한 아이에게 더 신경을 쓰게 되잖아요. 평상시에 말도 잘 듣고 자기일은 척척 잘해내던 아이가 갑자기 말을 안 듣는다 싶으면 뭔가 불만이 있구나, 라는 감이 들어요. 요즘은 둘째가 그렇네요. 야무지게 자기일을 하던 아이인데 말끝마다 투덜거리는 거예요. 처음에는 그냥 나무라기만 했는데 문득 이 동화책을 보면서 좀더 신경을 써줘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한 번 더 안아주기, "사랑해!"라고 말해주기, 아이가 말할 때 경청하기.....

그리고 아이들에게도 한 마디 해주고 싶어요.

"우리 집엔 너희들만 있고 엄마는 없니?"라고요. 서로 섭섭하다고 삐칠 것이 아니라 먼저 신경써주고 아껴주면 섭섭할 일도 없지 않을까 싶어요.  우리 집엔 엄마, 아빠 그리고 사랑스런 너희들이 있으니까 기분좋게, 행복하게 살자고 말해줘야겠어요.

책 제목처럼 아이가 느끼는 섭섭한 마음이 엄마의 따스한 말과 죽 한 그릇으로 사르르 녹는, 참 좋은 동화책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