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개 똥처럼 초라하게......"

주인공 동이의 마음이에요. 괜시리 동이를 바라보는 제 마음도 안 좋네요.

문득 우리 둘째 녀석이 떠올랐거든요. 뭐든지 언니랑 비교하면서 투덜대고 동생 괴롭히는 것이 일상이 되었어요. 원래부터 심술쟁이, 투덜이는 아니었어요. 성격이 쾌활하고 늘 즐거운 아이인데다 제 할 일도 스스로 잘해서 기특하게 여겼었네요. 그런데 동생이 태어난 뒤로는 중간에 끼여서 칭찬은 언니에게 뺏기고 귀여움은 동생에게 뺏기게 된 거죠. 요즘은 자꾸 말썽이나 심술을 부려서 관심을 끌고 있어요. 둘째 녀석의 마음은 알지만 행동이나 말투를 보면 버럭 화를 내게 되네요.

동이의 가족은 아빠와 새엄마, 새누나 은별이까지 네 식구예요. 은별이 누나는 공부도 잘하고 이것저것 못 하는 것이 없는 엄친딸이라 늘 동이와 비교가 되지요. 그래서 엄마는 은별이 누나만 챙겨주고 동이는 찬밥 신세예요. 믿었던 아빠마저도 은별이 누나처럼 잘 하라고 오히려 야단을 치시네요. 아무도 동이의 마음을 몰라줘요.

결국 동이는 시골에 계신 할아버지를 찾아가요. 가출을 한 거죠. 할아버지는 동이에게 왜 은별이 누나를 이길 수 없는지 알려주세요. 그리고 동이를 데리러 온 엄마, 아빠, 은별이 누나에게 퀴즈를 통해 중요한 가르침을 주시네요. 대부분의 부모들은 동이의 엄마, 아빠처럼 야단치고 잔소리를 할 거예요. 경쟁사회에서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니까요. 물론 아이들은 엄마, 아빠가 자신을 사랑해서 그런다는 걸 전혀 모른 채로 말이죠. 동이처럼 자신을 미워하니까 야단만 친다고 생각할 거예요. 부모와 자녀 사이에 사랑하는 마음이 잘 전달되지 않는 이유는 뭘까요?

할아버지는 엄마, 아빠에게 정말로 동이를 위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주시려고 퀴즈를 내셨어요. 이 동화를 보면서 느낀 점은 할아버지의 가르침처럼 부모도 아이들의 마음을 읽기 위해 노력하고 배워야 한다는 사실이에요. 아무리 아이를 위해서라도 아이의 심정이 지우개 똥처럼 초라하다고 느낀다면 아무 소용없다는 거예요. 소중한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아이 스스로 "난 너무 잘났어!" 라고 느낄 수 있도록 더 많은 사랑을 줘야겠다고 다짐하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