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아이가 즐겨 읽는 책은 세계명작들이에요.  플란더스의 개, 15소년 표류기 등등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골라 읽는 편이에요. 며칠 전 책장에 꽂혀있는 햄릿과 맥베드를 들춰보더군요. 그런데 글밥만 잔뜩 있는 어른들 책이라 훑어만 보더라구요. 셰익스피어의 이름만 알게 된 거죠.

<셰익스피어 예술 학교>는 어린이들을 위한 책이에요. 물론 세계명작 동화로도 얼마든지 셰익스피어 작품을 만날 수 있을 거예요. 하지만 이 책이 특별한 점은 최대한 원작에 가까운 감동을 준다는 점이에요. 바로 동화와 함께 희곡이 같이 실려있어요.

앞부분은 동화로 꾸며져 있어서 <오셀로>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알 수 있어요. 사실 어린이에게 사랑과 질투, 배신과 살인이라는 끔찍한 비극을 전달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아요.  세상에는 아름다움과 선 이외에도 추악함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외면할 수는 없는 일이지요. 셰익스피어의 작품 중에서 <오셀로>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어요. 어찌보면 뉴스에 나오는 끔찍한 사건들과 비교하면 시대는 달라도 언제나 비극은 존재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비극을 좋아할 사람은 거의 없지만 비극이라는 예술 작품이 존재하는 이유는 우리에게 더 좋은 삶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주려는 것이 아닐까요?  우리 아이도 지금은 <오셀로>의 줄거리를 아는 정도겠지만 점점 커갈수록 이 작품 속에 담긴 의미를 이해하게 되겠지요.

뒷부분은 원작을 각색한 희곡으로 되어 있어요. CD가 함께 있어서 희곡을 더욱 실감나게 들을 수 있어요. 그냥 눈으로 보는 희곡보다는 귀로 들으니까 원작이 주는 느낌이 잘 전달되는 것 같아요. 너무도 착하고 아름다운 데스데모나의 죽음으로 <오셀로>는 끝이 나네요. 솔직히 어른들 중에도 셰익스피어의 원작을 읽기가 쉽지 않은데 <셰익스피어 예술 학교>는 쉽고 재미있게 원작을 접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아이에게 유익한 시간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