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욱 작가님의 동화예요. 책을 좋아하는 우리 아이 덕분에 알게 된 고정욱 선생님은 몸이 불편하여 휠체어를 타신다고 해요. 몸이 아프거나 불편하여 남들과 다르다는 건 나쁘거나 잘못된 것이 아니에요. 고정욱 선생님이 쓰신 책들을 읽다보면 그런 친구들이 주인공인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몸이 아프거나 불편한 친구들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는 것 같아요.

우리 아이도 학교에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친구를 처음 봤을 때는 낯설어 하더군요. 그런데 먼저 말을 걸고 인사를 나누더니 이제는 친구가 되었네요. 계단으로 다닐 수 없고 함께 뛸 수는 없지만 마음만 통하면 친구가 될 수 있고 함께 놀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거지요. 저는 우리 아이가 변화한 것을 고정욱 선생님이 쓰신 책과 같은 좋은 책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코끼리를 만질거야!>는 시각장애가 있는 형민이의 이야기예요. 형민이는 태어날 때부터 시각장애가 있었던 것은 아니에요. 유치원을 다니던 중에 갑자기 '망막색소변성증'이라는 휘귀병에 걸려 시력을 잃게 되었어요. 지금은 맹아학교에 다니고 있어요. 책을 좋아하는 형민이는 어느날 '장님 코끼리 만지기'라는 우화를 읽게 되는데 문득 진짜 코끼리의 모습이 궁금해졌어요. 그래서 선생님께 코끼리를 만져보고 싶다고 말하지요. 과연 형민이는 진짜 코끼리를 만져볼 수 있을까요?

고정욱 선생님이 맹아학교 강연을 한 적이 있는데 실제로 학교 프로그램 중에 '코끼리 만지기'가 있다는 걸 알게 되셨대요. 그래서 이 책이 나올 수 있었던 거지요. 일반 어린이들이 코끼리를 눈으로 보듯이 시력장애를 가진 어린이들은 손으로 직접 만져서 체험하는 거지요. 방법은 다르지만 어린이들이 세상에 대해 새롭게 배워가는 과정이 즐겁고 신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형민이는 코끼리를 만져보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을 이루기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아요. 다른 친구들에게는 코끼리를 만지는 일이 그리 대수롭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형민이에게는 세상을 향한 도전이기에 포기할 수 없었던 거예요. 형민이의 굳은 의지와 노력을 보면서 마음이 짠해졌어요. 어쩌면 쉽게 이룰 수 있었던 형민이의 소망이 어른들이 만든 온갖 이유와 핑계때문에 좌절될 뻔 했으니까요. 

누구나 꿈과 소망이 있어요. 무엇을 꿈꾸고 바라느냐가 중요한 것은 아닌 것 같아요. 모두의 꿈과 소망은 소중하다고 생각해요. 형민이처럼 간절히 원한다면 언젠가는 꼭 이룰 수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겠어요. 형민아,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