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러시아 브랜드는 1893년 미국 시카고에서 태어나 소설가, 비평가, 칼럼니스트, 논픽션 작가 등으로 활약한 분이다. 그는‘작가 수업(Becoming a writer)’에서 글쓰기의 비법은 분명히 있음을 강조했다. 비법이란 말에서 우리는 일반적으로 무엇을 연상하는가? 글쓰기의 비법이란 작가나 작가를 희망하는 사람이 취할 수 있는 매뉴얼을 알려주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비평가 또는 소설가들이 들려주는 지침은 참고자료일 뿐 만능 열쇠는 아닌 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작가는 자신의 양식과 지성을 믿는 사람들이 문장과 단락의 구조를 익히도록 하고 글을 쓰기로 결심한 순간 잘 쓰는 것도 그렇지만 중요성은 써야 하는 의무를 독자에게 진다는 점을 깨닫도록 하고 산문의 거장들을 공부할 기회를 갖도록 하고 목표 달성을 위해 부단히 매진해 나가려면 반드시 필요한 기준을 스스로 세우도록 하는 데 있다고 말한다.(28 페이지) 하지만 저자는 자신의 책이 글쓰기를 포기할까 망설이는 사람들이 마음을 고쳐 먹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는 말도 했다.(29 페이지)

 

 

저자는 글쓰기의 네 가지 어려움에 대해 거론했는데 저자에 의하면 글쓰기 자체의 어려움이 그 중 하나이다. 저자는 미숙과 겸손, 자의식 등의 정신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기술적인 가르침은 아무 소용이 없다고 말한다. 저자가 경계하는 것은 영감(靈感)을 대망하는 심리, 과도한 허영심 등 심리적인 것들이다. 저자에 의하면 창작은 무의식이 막힘 없이 원활하게 흐르면서 무의식 깊은 곳에서 저장되어 있는 기억, 감정, 사건 장면, 성격과 관계의 의미를 모두 불러내야 한다.

 

 

또한 작가를 양성하는 과정은 타고난 작가가 저절로 하는 일을 숙련을 통해 초보자도 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과정이다.(53 페이지) 저자는 글을 쓰겠다는 결심을 섣불리 입 밖에 낼 경우 이름이 거듭 인쇄되어 나오기까지 놀림감이 된다고 말한다. 저자는 글쓰기의 기교를 너무 진지하게 공부할 경우에 빠질 수 있는 위험 중 하나는 자신을 대단한 작가로 여기는 이성의 착각이 굳어지는 것이라 말한다.(63 페이지) 또한 글을 쓰고 싶다는 열망보다 글쓰기에 대한 저항이 더 크다면 활력을 배출할 곳을 다른 데서 찾으라고 말한다.(88 페이지)

 

 

저자는 모방의 유혹에서 벗어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의 취향과 장점을 최대한 빨리 찾아내는 것이라 말한다.(93 페이지) 고개가 끄덕여지는 처방이다. 작가가 되려는 것도 아닌 내가‘작가 수업’ 같은 책을 읽는 이유는 바로 이런 처방 때문이다. 작가가 되려는 사람이 아니기에 나는 글쓰기의 기교나 기법적인 면에 큰 관심이 가지 않는다. 다만 작가로서의 책 읽기 같은 장(章)은 유익할 뿐 아니라 내 독서 습관을 돌아보게 하는 요인이 되기에 충분하다.

 

 

저자에 의하면 상상력이 풍부한 작가는 본보기로 삼은 작품 안에서 자기에게 어울리는 특징을 찾아낸다. (139 페이지) 저자가 경계하는 것은 다른 사람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다.(140 페이지) 저자는 정직이 독창성의 근원이라 말한다. 그에 의하면 글을 쓰려면 우리의 현재 신념의 토대 위에서 글을 써야 한다. 이 부분이 나에게는 자신감을 가지라는 말로 들린다. 저자에 의하면 재능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활용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 (181 페이지) 또한 재능의 흔적을 아예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보잘 것 없는 인간도 처음부터 너무나 위대해 타고난 재능을 남김없이 무한정 사용하는 인간도 없다.(182 페이지)

 

 

앞서 작가가 되려는 사람이 아니면서‘작가 수업’을 읽는 목적에 대해 이야기 했는데 저자가 아닌 옮긴이로부터 중요한 이야기를 들었다. 굳이 작가라는 타이틀을 달지 않더라도 자신이 해석하는 세상을 자신의 언어로 담아내 동료 인간들과 공유하는 능력은 아주 중요하며 그 능력을 깨우쳤을 때 우리의 삶은 한결 더 윤택해지지 않을까, 란 말이다. 옮긴이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