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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체온이 여러 질병을 초래한다는 사실은 더 이상 새롭지 않다. 그러나 저체온이 구체적으로 어떤 질병을 일으키느냐는 물음에는 쉽게 답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종양내과 및 전염병 전문의인 사이토 마사시(齋藤眞嗣)의 ‘체온 1도가 내 몸을 살린다’에 의하면 그것은 위궤양, 당뇨병, 궤양성 대장염, 파킨슨병, 치매, 암 등 결코 가볍지 않은 질병들이다. 그렇다면 저체온증의 원인은 무엇일까? 놀랍게도 스트레스이다. 정상체온은 면역체계와 호르몬 분비가 정상임을 말해주는 신호이다.

저체온의 위험성은 암세포는 35도에서 가장 활발하게 증식한다는 사실로도 알 수 있다. 반면 효소는 37도일 때 가장 활발하게 움직인다. 효소는 열에 약하다고 하지만 인간이 다다를 수 없는 온도인 48도 이상일 때 파괴된다. 믿어지지 않지만 체온 1도가 상승할 때 올라가는 면역력은 무려 500에서 600퍼센트라고 한다. 면역력이 증가한다는 말은 백혈구 수가 증가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백혈구가 가진 능력과 정밀도가 올라간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항상 높은 체온을 유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근육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단련하는 것이다. 근육은 최대의 열생산 기관이다.

지금으로부터 20억년 전 쯤 원시세포와 미토콘드리아의 합체 사건이 있었다. 인간은 원시세포와 미토콘드리아의 합체 사건으로 태어난 제3의 생명체에서 만들어진 자손이다. 정자는 혐기성 대사를 하는 원시세포 생명체이고 난자는 호기성 대사를 하는 미토콘드리아 생명체이다. 따라서 우리 몸을 이루는 세포는 혐기성 대사를 하는 정자와 호기성 대사를 하는 난자가 만나 만들어진 생명체이기에 걷기 같은 유산소 운동과 웨이트 트레이닝 같은 무산소 운동을 통해 에너지를 얻는다. 정상 세포가 암세포로 바뀌는 것은 미토콘드리아 생명체에서 이어지는 호기성 대사의 경로가 파괴되어 혐기성 대사로 증식하는 세포로 바뀌기 때문이다. 혐기성 대사를 하는 암세포는 저체온에서 가장 활발하다.

체온 상승으로 좋아지는 것들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위장의 연동 운동이 활발해지는 것이다. 저자에 의하면 근육을 단련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횟수나 강도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뇌에서 근육으로 가는 신경경로를 단련하는 것이다. 이는 뇌가 명령을 전달하고 근육이 반응하기까지 걸리는 속도를 올리는 트레이닝을 말한다. 가벼운 무게를 들더라도 속도를 최대로 올리는 데 집중해야 하는 것이다. 신경 경로를 단련한 근육과 단련하지 않고 키우기만 한 근육 중에서 신경 경로를 단련한 쪽이 기초대사량이 크게 높다고 한다. 체온을 올리는 데 한층 효율적인 것이다. 이는 두뇌 기능 향상으로도 이어진다. 트레이닝은 매일 하면 역효과를 낳는다. 사흘에 한번이 적당하다고 한다.

근육 트레이닝 전에는 바신, 로이신, 이소로이신이 모두 들어 있는 바나나를 섭취하고 직후에 먹어야 할 것으로는 단백질 보충제든 우유든 두유든 상관 없다. 한편 체형을 결정하는 것은 어떤 운동을 하느냐가 아니라 어떤 근육에 의식을 집중하느냐에 달렸다. 자율신경이 무너지면 저체온이 된다. 자율신경은 1일 주기 리듬에 맞춰 쉴 때 쉬고 활동할 때 활동해야 유지된다.

저체온이 건강에 좋은 경우는 하나도 없다고 말하는 저자에 의하면 하루에 한번 체온을 1도 올리는 방법은 아침 걷기, 따뜻한 물 마시기, 욕조 목욕 하기 등이다. 체온이 올라가면 잠이 잘 오기 때문에 취침 전 욕조 목욕은 어떤 유형의 수면 장애에도 도움이 된다. 따뜻한 물은 가장 좋은 건강 음료이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 30분씩 걷는 것도 중요하다. 걷기 전에는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 아침은 체온이 가장 낮게 떨어지는 시간대이기에 아침 식사 전 걷기가 중요한 것이다.

‘체온 1도가 내 몸을 살린다’는 상당히 이론적이고 체계적이다. 저자는 취침 전 네 시간 동안은 아무 것도 먹지 말라고 강조한다. 위에 음식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잠들면 성장 호르몬이 분비되지 않기 때문이다. 성장 호르몬은 뼈의 길이 성장과 근육의 증가 등의 성장을 촉진하는 과정에서 지방을 분해하고 단백질 합성을 촉진한다. 성장 호르몬이 분비되지 않으면 몸에 중성지방이 축적된다.

저자는 자신이 어려서부터 반항기를 거치지 않고 성장한 것은 어릴 때부터 외할머니께서 빠지지 않고 보내주신 토마토 덕분이 아닐까, 라는 말을 한다. 저자는 토마토를 매일 먹는 동안 화가 나거나 짜증이 나는 일이 없었다고 한다. 토마토에는 감마 아미노낙산이라는 성분이 있는데 이는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나는 저자의 책에서 건강 정보 뿐 아니라 바람직한 인생관에 대해서도 배웠다. 좋은 저자와의 만남은 유익하고 흥분되는 일임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