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완영 교수의 ’암스트롱이 들려주는 달 이야기‘는 그림과 함께 기발한 생각으로 달의 중요 이력을 소개한 얇지만 꽤 중요한 책이다. 달은 공전 주기와 자전 주기가 같고 지구로부터의 거리는 38만 km이고 3,188 km의 지름(지구 지름의 1/4)을 가진 지구의 하나 뿐인 위성이다. (달에는 대기가 없다.)

 

우리는 옛 사람들이 달에 사람이 살고 있다고 믿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런데 그 믿음이 잘못된 것을 밝힌 사람이 누구인지는 알지 못한다.(답은 갈릴레이이다.) 하지만 그는 달의 밝은 부분은 육지이고 어두운 부분은 바다라고 잘못 생각했다.(달에는 물이 없다. 달의 바다란 달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 용암이 흘렀지만 지금은 모두 굳어 거대한 평원이 된 곳을 말한다.)

 

달은 공전 주기와 자전 주기가 같아서(27일 7시간 43분) 우리에게 한쪽 면(즉 50%)만을 보여준다. 하지만 달은 칭동(秤動: libration)하는 까닭에 50%가 아닌 59%의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달의 어두운 면을 뜻하는 Dark Side of the Moon은 달의 먼 쪽, 또는 우주선을 타고 달의 반대편으로 가지 않은 한 지구에서 영원히 볼 수 없는 달의 반대편이다.

 

다치바나 다카시(立花隆)는 아폴로 11호가 달에 이틀 동안 머문 사실을 상기시키며 달의 하루는 지구 시간으로 27.3일인데 달의 하루를 24시간으로 간주하면 지구 시간으로 하루는 달 시간으로 53분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는 말을 한다. (24/27.3×60분=52.74725274분, 24/27.3시간=0.879시간)<우주로부터의 귀환>15페이지.)

 

그나저나 지구 시간이 아닌 달 시간으로 달 체류 시간을 계산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달의 표면 온도는 태양이 직접 반사되는 부분은 최고 130도까지 올라가지만 반대쪽의 그늘진 부분은 최저 영하 140도까지 내려간다.(정완영 교수는 최고 127도, 최저 영하 173도를 말한다.)

 

이에 비해 지구는 낮에는 대기가 열을 흡수해 태양 복사열이 완화되고 밤에는 대기가 열을 흡수해 우주 공간의 추위로부터 보호된다. 그렇기에 대기가 없는 행성은 낮은 불타는 지옥이 되고 밤은 얼어붙는 지옥이 되어 인간이 도저히 살 수 없다. 아폴로호의 달 착륙도 이런 점에 주의해 이른 아침 시간을 택했다.

 

다시 말해 아폴로 11호는 달 시간으로는 47분 밖에 체재(滯在)하지 않은 것이다. 달 시간으로는 아른 아침에 착륙하고 오전 일찍 귀환했기에 달 표면의 불타는 지옥을 피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1(달의 하루):27.3(지구 시간)이란 등식에서 달의 하루를 24시간으로 간주하니 24/1=24/27.3이 되는 것임. 다치바나 다카시는 천재이기에 이런 계산식을 알려주지 않았지만 평범한 나는 이런 식을 세우고 설명하는 것이다.)

 

달의 모양이 변하는 이유를 알려면 54, 55 페이지를 보면 된다.(그림 설명의 간결함!) 개기월식때의 달이 붉은 색을 띠는 것은 달에 직접 가는 햇빛을 지구가 가려 지구의 대기에 의해 굴절된 붉은 빛이 달을 비추기 때문이다.(월식은 태양 지구 달의 일직선 배치, 일식은 태양 달 지구의 일직선 배치를 생각하면 될 것.) 지구와 달의 거리가 멀면 달이 태양을 전부 가리지 못해 태양의 가장자리가 금가락지 모양으로 빛난다.(이것을 금환일식이라 한다.)

 

해는 항상 낮에 뜨지만 달은 아무 때나 뜨고 진다. 박석재 교수에 의하면 초승달은 초저녁달이다. 그런데 자정이나 깊은 밤에 초승달이 등장하는 장면은 잘못된 장면이다.(상현달은 해가 질 때 남쪽 하늘 높이 떠 있다가 자정 무렵 진다. 보름달은 해가 질 때 뜨고 해가 뜰 때 진다. 하현달은 해가 뜰 때 남쪽 하늘 높이 떠 있다가 정오쯤 진다. 그믐달은 해가 뜰 때 해 근처에 머물다가 해가 떠오르면 사라진다.)

 

달에는 공기가 없어서 소리를 들을 수 없다. 공기가 없는 아유는 중력이 작기 때문이다. 달의 낮(달에서 본 낮)은 대기가 없어 햇빛을 반사하지 못해 하늘이 밤하늘처럼 깜깜하다. 마찬가지 이유로 달은 크레이터가 많다.(소행성들의 충돌에 대해 쿠션 역할을 해 줄 대기의 부재 탓)

 

달은 참 풍요로운 이야기 거리를 지닌 천체이다. 크리스토퍼 나이트와 앨런 버틀러의 ‘누가 달을 만들었는가', 마이클 콜린스의 ‘플라이 투 더 문’, 알렉산드르 세레브로프의 ‘우주와 지구와 인간’ 같은 책을 읽고 싶어진다.

 

조상호님의 ‘물리를 아는 순간‘을 보면 지구의 만조 부분이 달을 앞으로 끌고 있으므로 달은 속도가 빨라지고 점점 지구로부터 멀어진다고 말하는 대목이 나온다. 달은 1년에 약 4cm만큼 멀어진다고 한다. 그 뒤를 이은 ’지구도 점점 느려지고 있다‘란 부분에 나오는 내용은 한번 읽었음에도 아니 한번 읽었기에 낯설다. 이 책부터 다시 정독해야겠다.

 

레이첼 카슨의 아름다운 책 ’우리를 둘러싼 바다‘에는 “달보다 2700만 배나 무거운 태양이 지구의 작은 위성에 불과한 달보다 영향력이 더 작다는 사실은 놀랍게 들린다.”는 글이 나온다. 바다 달 지구 모두 아름답고 심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