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로 믿기지 않는 일이다. 우리 나이로 스물네살이면 이제 갓 제대한 따끈따끈한 복학생 아닌가 말이다. 만약 이 젊은이가 한국인이었다면 장래에 분명 아시아의 워렌버핏이 될지도 모르겠다. 나라와 환경과 생각이 바뀌면 이렇게도 될 수 있는가 싶다.
  
  백만장자의 ’백만’이 달러라면 요즘 환율로 14억원 정도인가? 그보다 엄청 많든 조금 적든 간에 억 단위라는 건 소시민에게 참 실감 안나는 액수이다. 과연 신념과 비상한 두뇌가 뒷받침 되더라도 이런 정도의 거금 - 물론 현찰다발은 아니겠지만 - 을 스물네살이라는 청춘이 제어할 수 있다는 자체가 놀라울 따름이다. 나라면 그렇게 못하겠다. 허허.

  책을 보니 참 눈길이 가면서도 선뜻 와닿지 않는 글귀가 보인다. 신념이라. 사실 신념은 모호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묵직한 단어이고 성공한 이들로부터 한번쯤 들어본 말이다. 이 신념을 책머리부터 강조 또 강조하는 이 젊은이는 신념으로부터 무엇을 보았던 것일까. 자신에 대한 믿음, 스스로의 생각에 대한 확고함이 일으키는 마법을 몸소 채험했는가 보다. 그 기적같은 체험은 아무에게나 오는 것이 아닐텐데 짧은 인생살이로 구구절절 읊어대도 나로선 감이 잘 안온다. 이게 다 ’억’소리 때문이다.

  젊은이는 또 겁내지 말고 지금 당장 시작하라한다. 한마디로 도전하라는 뜻인데 이게 또 쉬운게 아니란 말이다. 젊음의 거친 심장박동은 도전에 가장 어울리는 것이긴 하지만 해보겠다, 못하겠다라는 결정을 하기 위해 고민하는 나날은 얼마나 고된 시간인가. 그런데 사실 그 시간이 연륜을 키우는 거름임에도, 그 거름으로 열매 맺기 기다리느니 후회하고 얻어터지더라도 들이대겠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웃긴건 돈을 사랑하라는거다. 그것도 거리낌 없이. 이건 뭐 물질만능교의 교주도 아니고... 스물네살이 이런 말을 하니 세상이 요모양 요꼴...까지는 아니겠지만 씁쓸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난 놈은 난 놈인가보다싶기도 하고 하여튼 그렇다.
  
  자꾸 나이가 밟힌다. 난 저 나이 때... 라는 생각이 머릿 속을 맴돈다. 그리고 내 나이보다 적은 생면부지의 외국 젊은이가 이런 책까지 쓰고 그게 번역되서 한국 사람이 본다는게 참... 새삼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