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꼭 알아야 할 플루트
(제임스 골웨이: 41트랙 / 장-피에르 랑팔: 4트랙)

눈 비빌 새 없이 플루트 소리가 들려왔다. 하마터면 맑은 음색에 연이어 깜빡 잠이 들뻔했다. 고요한 음색이 청초하게 들려오니 다른 소리를 뒤섞을 수 없었다. 나는 최대한 플루트 소리만 남겨둔 채 조용히 움직였다. 학교 갈 시간이었다. <당신이 꼭 알아야 할 플루트>는 총 4개의  CD로 구성된 플루트 명곡 모움이다. 제임스 골웨이, 장-피에르 랑팔의 연주가 섬세하게 잘 살아있다. 이미 주옥같은 명곡으로 알려진 모차르트, 비발디, 바흐 등의 곡이 자연스레 우리의 소리에 스며든다. 아름다운 소리는 어디 하나 귀를 꼭 막고 싶은 이질감이 드는 구석이 없다. 

02. Vivaldi: Concerto No. 3 In D Major, F. Vi, N.14 "Il Gardellino" - I. Allegro

03. Vivaldi: Concerto No. 3 In D Major, F. Vi, N.14 "Il Gardellino" ? Ii. Cantabile

04. Vivaldi: Concerto No. 3 In D Major, F. Vi, N.14 "Il Gardellino" - Iii. Allegro 
CD2에 담긴 비발리의 붉은 방울새소리가 오롯히 들려왔다. 새벽에 지저귀는 새처럼 맑은 플루트 소리가 음악을 이끌고 있었다. 플루트라는 악기의 아름다운 음색이 최고조로 드러난 것 같았다. 이 곡은 플루트 협주곡 제 3번  D장조로서 ’붉은 방울새’라는 제목이 붙었는데 그 이유는 플루트가 스타카토나 비약하는 음정을 카덴차 풍으로 연주하며 방울새가 우는 소리를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경쾌한 선율이 아름답다. 입 안에 스며드는 사과즙과 꼭 어울려 달콤하게 다가온다.  

01.~03. Mozart: Flute Concerto No. 1

04.~06. Mozart: Flute Concerto No. 2

07.~09. Mozart: Concerto For Flute And Harp 
CD1에는 음색이 아름다운 모차르트의 음악이 실려 있다. 처음부터 천재성이 짙은 모차르트의 곡이 나오니 플루트의 매력에 빠질 수 밖에 없었다. 물론 플루트의 소리도 아름답거니와 모차르트의 음악이 더 귀에 스며들어 즐거웠던 곡이었다. 구성이 주로 처음에는 플루트의 독주로 악기의 매력을 살리고 2장은 곡의 서정성을 살리며 3장은 경쾌하게 끝을 맺어 쉽게 따라 듣기도 좋았다. 곧이어 들려오는 다른 음색에 이번 앨범은 플루트 소리만으로도 곡마다 다른 소리를 듣게 되어 지루할 틈이 없었다. 


  01. Vivaldi: Concerto Op. 8, No. 4 In F Minor "Winter" - Ii. Largo 
  07. Imsky-Korsakov: The Flight Of The Bumblebee 
CD4에서는 내가 익히 알던 소리를 듣게 되어 반가웠다. 그 때는 드디어 플루트의 소리만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즐길 수 있는 음악이 되었다. 가장 익숙한 <왕벌의 비행>이 화려하게 울리고 이는 비발디의 <사계>만큼이나 반가운 음악이어 좀 더 집중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문득 보이는 시간에 나는 림스키-코르사코프(왕벌의 비행의 작곡가)가 내게 급박한 시간을 알려주려 재촉하는게 아닌가 살짝 웃음이 났다. 이 곡은 오페라 <황제 살탄의 이야기> 2막 1장에서 왕벌들이 백조를 습격하기 위해 주위를 돌면서 위협적으로 날아다니는 모습뿐만 아니라 학교에 나서기에 시간이 촉박한 내게도 꼭 맞게 들려왔다. 저 앞에 평소에는 내가 기다리고 있어야할 학교 버스가 금방이라도 떠날 듯이 서 있었다.

플루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