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인간답게 살기위해 필요한 것은 다양하게 존재한다. 그 중 인문정신을 앞에 두고 싶다. 내가 나로서 존재하고, 다른 사람의 목적을 위한 도구가 아닌, 오롯이 나로서 존재하는 삶. 내가 나로서 살아가기위해 필요한 인문학. 강신주님을 통해 많은 가르침을 받는다.

 

강신주 님의 강의는 정직한 울림이 있다.

한 사람에게 무한한 것이 있다. 사람은 많은 것이 있는데, 국영수로 몰고가는 것은 성적 전체주의다. 외모, 경제력만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것도 또다른 전체주의다. 100가지 요소를 가진 사람과 공감하려면 70가지를 공유, 공감해야 하는데, 하나만 보는 것은 가느다른 선만 보는 것이고, 이 선이 끊어지면 관계가 끝난다. 이건 바람직하지 않다.

 

한 사람은 하나의 세계다. 한 사람이 탄생하면 하나의 세계가 탄생한다. 그걸 이해하면 어떻게 정리해를 하나? 능력으로 정리하는데, 그건 그 사람이 가진 일부일 뿐이다. 그건 유태인이라서 죽이는 것과 같다. 판단의 기준은 내게 두라. '성적이 나를 규정한다'는 외부의 기준을 가진 학생은 성적이 떨어지면 자살한다. 성적 떨어진다고 끝이 아니다. 다른 요소도 많다. 스스로를 부정하는 사람은 사회가 요구하는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때 자괴감을 느낀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고, 하고 싶은 것을 해야 한다. 먹고사는 것을 걱정해서는 안 된다. 대게는 먹고 사는 것을 걱정한다. 자기의 삶을 긍정하는 사람은 가난하지만 즐겁다. 이쪽으로 가야만 즐겁다는 생각에. 다른 길로 가본적 없는 사람은 두려워 시도하지 못한다. 스스로 잘 돌아봐야 한다.

 

시스템의 문제

우공이산. 산을 옮기겟다고 삽질하는 사람. 결국 산이 무서워 도망간다. 시도하지 않고 미리 도망간다.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응시해야 한다. 내 앞의 흙을 보고 삽을 뜨면 된다. 시스템이 사람을 돌아가게 하고, 한 개인이 극복하기에는 너무 크다. 시스템을 돌아가게 하는 동력은 인간이다. 어제보다 나아지면 된다. 아이를 인간적으로, 주변 사람을 잘 대하자. 조금씩 변화는 일어나고, 하루하루 쌓이면서 주위 사람들과 공감하면 폭발적으로 변한다. 시스템은 이러니까 이렇게 뜯어 고치자면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다.  

 

메시아를 절대 기다리지 말고 각자가 메시아가 되어야 한다.

 

자유를 경험해본 사람은 결코 구속을 견디지 못한다. 그에게 구속은 죽음보다 더 참기 힘든 힐일 수밖에 없다.  '인간은 여태 한 번도 가져보지 않은 것 때문에 한탄하지 않는다'는 보에티의 이야기가 옳다면, 이미 무언가에 길들여져 자유에 대한 욕망을 거의 망각해버린 사람은 어떻게 하면 좋은가?

 

너무 절망할 일은 아니다. 자유를 직접 경험해본 사람보다 강도는 떨어지겠지만, 다른 경로를 통해 잃어버린 자유에 대한 열정을 회복할 수 있다. 직접적인 혹은 간접적일 수 있지만, 인간은 새로운 경험을 통해 자신의 상태를 자각할 수 있다.

 

폭력적인 집안에서 자란 아이를 가정 해보자. 폭력이 일상화되어 거기에 길들여지면, 그는 자신의 존재를 위협하는 폭력의 위험성을 자각하기 힘들다. 어느 날 친구 집에 하루 머물게 되었다. 여기서 그는 자신이 얼마나 폭력적인 환경에서 자라고 있는지 자각할 수 있다. 친구의 부모는 다정하고 자상하며, 자식에게 어떠한 폭력도 행사하지 않는다는 것을 직접 경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불행히도 만약 이 아이의 친구들도 모두 그와 마찬가지로 폭력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만을 확인한다면, 그는 자신이 처한 억압적인 삶의 환경을 자각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이런 경우에도 희망은 있다. 그것이 바로 책을 통해 이루어지는 간접 경험이다. 만약 라 보이테의 책 '자발적 복종'을 읽는다면 아이는 '찬란한 기쁨의 삶을 기억해'내는 간접적인 효과가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누군가 완전히 망각된 야생의 기억, 혹은 자유의 추억을 되찾아주는 데 있다.

 

자신이 살고 있는 환경을 제대로 파악하기는 힘들지만, 이런 방법을 통해 세상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내용정리=====

인간이 얼마만큼 타인에게 상처를 줄 수 있고, 또 얼마만큼 타인에게 기쁨과 힘이 될 수도 있는지..

 

아무도 공자의 말씀에 토를 단 적이 없었다. ==> 이건 또다른 형태의 우상 혹은 전체주의 같다.

의문을 가지지 않고, 논어 자체를 통째로 외우는 일이 논어를 이해하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이 될 수 있을까?

나와 다른 삶을 살았던 어떤 사상가가 열 구절의 글을 남겼다. 일곱 구절은 이해되는데, 세 구절은 명확히 이해되지 않는다. 이 경우 이해가 된 것인가?

아니다. 10개의 퍼즐 조각 중 일곱 개만을 배치해놓고 퍼즐을 모두 맞췄다고 떠벌릴 수 없다. 진짜 중요한 것은 겉돌고 있는 나머지 세 개의 퍼즐 아닌가. 이렇게 명확히 이해되지 않는 구절을 집요하게 숙고할 때, 우리는 간신히 지금 자신이 다루고 있는 사상가의 은밀한 속내에 들어가볼 수 있지 않을까. 이것이야말로 인문학적 독서의 본래 모습이 아닐까.

 

도를 듣고 그것에 입각해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야 한다.

 

공자. 자신이 생존했던 춘추시대에는 정치/사상적으로 큰 영향을 끼치지 못했고, 심지어 시대착오적인 사상가로 조롱받기까지 한 불운한 삶을 영위했다. 춘추시대나 전국시대 사람들은 그의 위대함을 간과했던 것일까? 결코 그렇지 않다. 오히려 그들은 공자가 지닌 한계를 정확히 보고 있었다. 공자는 당시 아련한 옛 추억에 불과한 주나라 문명과 정신을 현실에 맞게 업데이트하려한 사상가였다. 공자 사유의 핵심에 주나라 귀족층에만 통용되는 행위 규범, 즉 예가 놓이게 된 것도 이런 이유다.

예가 적용되지 않던 춘추시대에 예를 되살려내려는 그의 노력은 이미 실패가 예정된 것이었다. 정치 현실에 예를 회복하는 것이 불가능하자 공자는 예를 인간 내면에서 하나의 정서적 태도로 내면화하는 길을 모색한다. 이것이 예와 함께 공자 사상의 두 주춧돌 중 하나인 仁이란 범주가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

 

공자를 둘러싼 신화와 전설, 철학적 영향력은 한 제국이 집권한 뒤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법치 이념으로 천하를 통일한 진 제국을 붕괴시키고, 그 바탕 위에서 전면에 등장한 제국 지식인들은 새로운 통치 이데올로기를 지속적으로 모색했다. 그들의 시선에 예치와 덕치 이념을 표방한 공자가 가장 적격의 인물로 보였던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공자의 후광을 하나씩 지우면서 그를 춘추시대에 자신이 본래 있었던 자리로 되돌려 보내려 한다.

 

관중과 공자의 사상을 꼼꼼히 검토해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공자가 관중으로부터 심대한 사상적 영향을 받았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볼 때 공자의 철학이 관중의 정치철학에 대한 일종의 오독에서 탄생했다는 것이다.

관중과 공자는 각각 춘추전국시대를 관통하는 두 가지 대표적 사유 경향, 즉 현실주의적 사유 경향과 보수주의적 사유 경향의 원류다. 관중이 동시대의 혼란한 정치 상황을 그 자체의 논리로 통찰하려고 했다면, 공자는 과거 서주 시대의 찬란했던 전통을 매개로 춘추 시대를 사유하려고 했다. 이 점에서 관중 계열에 선 법가 사상가들과 공자 계열을 따른 후대의 유가 사상가들이 춘추전국시대 내내 격렬하게 대립한 것은 불가피한 일이라 할 수 있다.

 

관중의 정치학적 현실주의와 공자의 철학적 보수주의는 이 시대를 관통하는 극단의 두 가지 사유 경향이었다. 다른 제자백가들은 관중과 공자가 열어놓은 두 극단 사이에 갇히거나 혹은 두 극간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려고 시도했다. 이런 이유로 제자백가에 대한 긴 이야기는 관중과 공자를 함께 아우르면서 시작된다.

 

관중은 순수한 철학자라기보다 제나라 환공을 춘추시대 최초의 패자로 만든 정치가의 이미지를 강하게 띠고 있기 때문에, 제자백가의 사상을 다루는 중국 고대 철학사 대부분은 어김없이 공자로부터 논의를 시작하고 있다. 이것은 아마 근대 이후 정착된 서양 학문의 분과 체제를 프리즘으로 삼아 과거를 살폈기 때문에 발생한 일종의 착시 효과라고 할 수 있다. 정치학, 철학, 역사, 문학 등은 서로 구분되는 분과라는 것. 이런 분과 의식이 옳다면 정치학은 현실 세계의 정치적 역학 관계를 다루고 철학은 무엇인가 추상적이고 보편적인 개념을 통해 현실 세계를 넘어서는 보편적인 측면을 다루어야만 한다. 이런 도식을 그대로 관중과 공자에 적용하는 순간 관중은 정치학의 틀에, 공자는 철학의 틀에 갇히게 된다. 그래서 대부분의 중국 고대 철학사는 중국 철학의 시작을 공자에서 찾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한 순간이라도 잊어서는 안 된다. 제자백가의 사상 자체가 당시 현실 세계에서 길을 잃고 있던 사람들에게 길을 보여주려는 다양한 시도라는 사실을. 길을 잃고 혼란에 빠진 현실 세계에 대한 냉정한 진단과 그로부터 빠녀 나올 수 있는 길에 대한 진지한 모색. 이것이 바로 제자백가의 다양한 사상들이 공유하고 잇던 두 가지 형식적 계기였다.

물론 사상가마다 현실에 대한 진단은 상이했고, 당연히 그 해법도 다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관중이 나름대로 현실을 진단했고 동시에 그로부터 새로운 길을 제안 했다면, 그도 공자와 만가지로 엄연한 제자백가의 일원으로 긍정해야만 한다.

 

한 제국 초기에 완성된 회남자 요략편을 보면 이미 관중이 공자와 함께 춘추시대를 양분했던 위대한 사상가로 기록되어 있다.

 

공자로부터 고대 중국 철학사를 이해하는 관례는 두 가지 오해를 낳을 수 있다. 첫째 제자백가의 사상에서 공자를 대표로 하는 유학 사상이 주류였다는 그릇된 인상을 준다. 유학 사상은 예나 지금이나 주류라기보다는 새로운 사유에 대한 보수적이고 반동적인 대응으로 철학사에서 기능해왔다. 물론 공자도 여기서 예외는 아니었다. 실제로 공자의 사상이 지성계의 헤게모니를 잡게 된 것은 춘추전국시대가 아니라 한 제국에 들어서야 가능했을 뿐이다.

둘째 제자백가의 사상이 정치철학적 관심을 통해서 발전해 왔다는 사실을 간과하게 할 수 있다. 공자에서 한비자에 이르기까지, 국가의 번영이나 사회의 평화라는 정치철학적 주제를 숙고하지 않았던 철학자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제자백가로 통칭되는 중국의 모든 고대 철학자들의 일차적 관심사는 항상 정치철학이나 사회철학이엇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제자백가는 몇몇 예외적인 인물을 제외하고는 모두 국가 철학자였다. 아직 진 제국이나 한 제국이 들어서기 이전의 시대였다. 어떻게 가장 지속적이고 효과적으로 유지되는 국가 체제를 만들 것인가? 그렇기에 제자백가는 누구든지 미래의 안정된 정치체제를 꿈꾸며 자신만의 정치 철학을 표현하려 했던 것이다.

반대로 이것은 유세 대상이었던 군주들이 얼마나 제자 백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아직은 모든 것이 불확실했다. 어느 국가가 최종적으로 중원의 패권을 잡을지, 그리고 정치체제는 어떤 모습일지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관중의 중요성은 그가 바로 국가의 철학자로서 최초로 성공한 인물이었다는 점이다. 관중의 성공으로 이후 제자백가 사상의 번영을 가능하게 해준 토대가 되었다. 군주와 지식인의 만남. 통치자와 철학자의 만남. 모든 군주는 자신의 국가를 부강하게 만들어 세상의 패자가 되려고 한다. 그것은 군주 혼자 힘만으로는 결코 불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그들은 관중과 같은 지식인을 찾게 된 것이다. 또한 지식인은 관중처럼 자신의 포부를 펼치기 위해 제나라 환공 같은 군주를 찾아다녔다. 반면 군주는 자기 앞에 유세하러 온 바로 이 지식인은 항상 새로운 관중이 될 수 있는 지식인이 아닐까 노심초사 했다. 자신이 무시해버린 지식인이 언젠가 다른 군주와 함께 바로 자신의 등에 비수를 꽂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껏 도덕주의를 표방했던 공자 이후의 유가들은 관중을 비난했다. 그가 윤리에 의한 통치가 아닌 힘에 의한 통치를 제안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누가 관중의 성공을 부정할 수 있겠는가? 그는 자신의 정치철학적 통찰을 현실에 훌륭하게 적용했고, 그 결과 제나라를 패자로 만들었다.

 

관중은 도덕적 윤리를 기초로 국가권력을 사유하지 앟았다. 그래서 윤리주의자 공자는 관중은 그릇이 작구나라고 논평하면서 그를 비난했던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 결과적으로 관중은 국가권력을 극대화해서 중국민족을 이민족으로부터 지켜내는 데 성공한 인물이다. 공자 역시 공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관중이 환공을 도와 제후의 패자가 되도록 해 한 번 천하를 바로잡았다. 민중은 지금까지 그 혜택을 받고 있으니, 만약 그가 없었다면 나도 머리를 풀고 옷깃을 위로 오게 만드는 이민족이 되고 말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관중이 제나라를 패자로 만든 요인은 무엇일까? 그는 국가권력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었고,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 현실화할 수 있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