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프란츠 카프카

 

프란츠 카프카는 유대계 독일 작가로서, 현대 사회 속 인간의 존재와 소외, 허무를 다룬 소설가이다. 그는 비현실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상황 설정 속에서 인간의 존재를 끊임없이 추구한 실존주의 소설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무력한 인물들과 그들에게 닥치는 기이한 사건들을 통해 20세기 세상 속의 불안과 소외를 폭넓게 암시하는 매혹적인 상징주의를 이룩했다는 평을 받는다. 그의 작품인 <변신>에 대해서 서평을 시작하겠다.

 

소설의 내용은 주인공 그레고르가 어느 날 갑자기 벌레로 변해서 겪게 되는 과정을 그린 것이다. 그레고르가 벌레로 변신하기 전에, 판매 사원으로 일하면서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을 졌다. 이때, 그의 아버지는 나이가 들어서 일을 안 했으며, 아들 덕분에 여유로운 삶을 누리고 있다. 그의 어머니는 예전부터 천식을 심하게 앓고 있어서 집안일을 혼자서 할 수가 없었다. 그의 여동생은 음악을 좋아했고, 간간히 무도회장에 나가면서 자신의 삶을 즐기고 있다.

 

그런데 그레고르가 어느날 갑자기 벌레로 변신한 것이다. 처음에 가족들은 그의 변화된 모습(벌레가 된 모습)에서 충격을 받았다. 며칠 동안 가족들은 변신된 그레고르에 대해서 얘기를 하면서 그에 대한 관심을 유지했다. 변신된 첫날, 여동생은 변신된 오빠에게 선호하는 음식을 알기 위해서. 여동생은 치즈, 상한음식, 빵 등 여러 가지를 그의 앞에 두었다. 그의 방을 청소하면서 그에 대한 배려 및 관심을 가졌다.

 

며칠이 지나서 그들은 자신의 생계에 대해서 고민하게 된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졌던 그레고르가 갑자기 변신을 해서 과거에 겪었던 안락한 삶을 제공 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들은 그레고르(벌레)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었다. 여동생은 오빠에게 냉소적으로 태도를 가졌다. 특히, 소설의 마지막 부분은 그 벌레에 대한 변화된 생각을 보여주고 있다.

 

여동생이 거실에서 연주를 하고 있는 동안, 그레고르가 여동생을 보려고 거실을 나왔다.

거실에는 하숙생들이 여동생의 연주를 듣고 있는 상황에서 벌레가 갑자기 나타나면서 혼비백산한 장면이다. 이때 여동생은 가족들에게 ‘우리가 지금 힘든 것은 이 벌레 때문이예요. 그 벌레가 만일 오빠라면 알아서 집을 나가 줬을 것이예요.’ 라고 말한다.

 

위의 사건 다음날에 그 벌레가 아사로 죽자, 가족들은 서로 몇 마디를 나누었다. 그리고 밖으로 나갔다. 희망찬 미래를 생각하면서.....

 

이 소설에서 ‘변신’이라는 의미는 나한테 ‘현실 속에서 주어진 역할의 박탈’로 간주 했다.

 

우리는 사회에서 각자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나는 학교에서 학생 역할, 집에서는 자식의 역할, 친구들에게는 친구로서의 역할, 회사에서 회사원의 역할로서 말이다. 즉 나와 연관되 다양한 장소에서 주어진 역할들을 잘 수행하고 있다. 마치 기계 속 기어들처럼 서로 맞물려서 돌아가는 모습처럼,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은 자신이 속한 사회(시스템) 가 잘 돌아가게 된다는 것이다.(소설에서 주인공이 변신되기 전, 가족들과의 관계처럼) 그렇지만 자신의 역할을 자의든지, 타의든지 못할 경우, 그레고르 처럼 ‘변신’된 모습으로 겪었던 상황을 겪게 된다.

 

자기의 역할(예를 들면, 가장이 실직할 경우)을 상실할 때, 처음에 관심을 가져주고 신경을 써주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연민을 받기 보다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못해서 주변인에게 피해를 끼쳤다고 생각하는 타인들 한테서 분노를 받으며, 외면을 받게 된다. 그러면서 자신이 없이도 잘 돌아가는 사회(시스템)에서 ‘나’ 라는 존재에 대한 기억이 점점 없어진다. 그리고 자신이 없는 사회 및 세계는 잘 돌아간다.

 

이 사회에서 나의 역할은 무엇이지? 그리고 그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