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일이 있으리라고는 단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일.

백인들을 노예로 삼은 북부 아프리카의 이슬람 제국 이야기.

 

이 작가분 책을 보다보면, 소설인지 역사서인지 살짝 헷갈리고 구분이 안 가기도 한다.

 주로 신 항로를 개척하거나 대서양 해상무역이 중심을 이루던 시대를 연구하신 분 같다.

 

맨날 아프리카 사람들을 잡아다 노예로 삼았던 서양 강대국의 이야기만 들어오다가,

그들 만큼이나 백인 노예를 부리던 이들이 아프리카 인이었다는 사실이 참 신기하고 새로웠다.

 

작가가 영국인이어서 영국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있는 모습도 느껴지긴 하지만,

그 정도 쯤이야 ^_^;

해적질을 하듯 해변에서 우루루 사람들을 잡아가고 그들을 인간이하의 모습으로 노예로 부리고,

우리나라와 일본간의 관계 못지 않게

유럽인들과 이슬람인들 사이에도 오래된 켜켜이 묵은 감정들이 남아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지 지금의 상황에서 한 쪽은 강대국이고 한 쪽은 약소국이기에

강대국이 약소국을 괴롭히는 모습으로만 바라보여지던 형태가

이렇다 저렇다 이야기 하기엔 그보다 깊은 곳에 감추어진 많은 것들을 알아야 되겠구나 싶었다.

 

저 때만 하더라도 유렵 열강이라 부르는 나라들이 무력하기 짝이 없었구나 싶기도 하고..

그들이 세계 대륙에 지도에 줄을 긋고 다니던 시절은 이 때 보다는 한참 후가 될텐데..

 

이 책을 보면서 분명했던 것 중에 하나는,

남아프리카의 토속 원주민들은 유럽인들에게도 노예였고, 북아프리카 인들에게도 노예였었더라는 것이다.

 

이 책의 이야기는 영국의 한 소년이 삼촌을 따라 배를 탔다가 배가 나포되어 노예로 끌려가게 되는 이야기이다.

 

그냥 그 소년의 삶을 소설 쓰듯이 써나갔다기보다는,

그 때 그 때의 그 모습을 어떻게 이렇게 추측하나 이런 사료들 자료들을 계속 제시하면서,

소설이라기에는 조금 산만하게 펼쳐지기도 하지만,

그 시대의 상황과 모습들이 머릿속에 자세히 그려질 수 있도록 해준다는 면에서는

그냥 소설보다 더 가치있게 느껴졌다.

 

한편으로,

한 명의 술탄의 능력으로 지탱되던 나라의 통치가

그 자식대에서 지속되지 못해 망가져버리는 모습을 보면서,

이게 전제군주제의 폐단인걸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