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은

호시 신이치만의 독특한 아우라를 느낄 수 있는

쇼트 쇼트 스토리

 

띠지에 소개 된 이 글만큼 이 책을 잘 요약해 주는 말은 없는 것 같다.

호시 신이치를 두 번째로 만나게 되면서 좀 더 깊이있게 알게 알게 된 느낌이다.

이 책 <흉몽>은 예전에 읽었던 <도토리 민화관>과는 또 다른 느낌의 글로 현실과 귀신의 세계를 넘 나드는

묘한 느낌의 글 들로 이루어져 있다.

 

첫 번째로 나오는 (웨스턴 게임)은 현실속에서 이런 곳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아픔을 모르는체 그저 즐기다 떠날 수 있으니..

물론, 자신의 죽음을 모르고 있다가 갑자기 당하기 때문에 자신의 삶을 마무리 하지 못한다는 점이 문제이긴 하지만

아픔이나 고통을 느끼지 않고 떠날 수 있으니 그 또한 달리보면 복이 아닐지...

 

(왕의 옷)은 이솝우화에 나오는 벌거벗은 임금님의 일본 판이라 하면 될 것같다. 즐겁게 웃으며 읽을 수 있는 몇 되지

않는 이야기 중 하나다.

 

(깊은 사이)는 한 마디로 등골이 오싹하게 하는 이야기로 남편이 한 눈을 파는 모든 여성들이 아내의 분신이라니..

정말 무서울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 소설들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소재들을 택하고 있는 호시 신이치의 매력이 이런것이 아닐런지,

귀신과 소통한다든지, 요괴가 등장한다든지 하는 무겁고 음울한 소재들을 공포스럽지 않게 읽을 수 있는

묘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여름날의 추억이란 게 다 그런 겁니다. 소나기구름 같은 거지요. 선명한 것 같으면서도 실체가 없어요.

구름을 붙잡을 수는 없어요.

(여름 여자)는 이룰 수 없었던 한 여름 밤의 꿈같은 이야기다.


(서재의 쓸모), (밤과 술과), (눈을 뜨면) 등 어느 것 하나 흘려 버릴 수 없을 정도로 깊이 생각에 잠기게 한다.

 

<흉몽>은 이처럼 힘들고 지친 현실 세계에서 잠시 벗어나 비록 현실에서 이루어 질 수는 없지만, 한 번쯤 꿈꾸면

이루어 질 수도 있을 것 같은 이야기들을 모아 놓은 것으로 복잡한 현실에서 벗어나 백일몽에 빠져 드는 느낌으로

읽으면 좋을 것 같다.


"결혼은 삶의 술집이어서 반드시 즐거워야 하는 곳입니다. 휴업해서도 안 됩니다. 행복한 기분에 젖고, 

또 잠기는 곳입니다.   때로는 푸념도 하겠지만 즐거운 대화를 거듭하고, 정신적인 유대를 강화해 행복을 

곱씹으시기 바랍니다."  


호시 신이치가 ’N씨의 모임’ 회원 중 한 사람의 결혼식 축사라고 한다.  

결혼은 삶의 술집이라는 말이, 휴업해서도 안 되고 대화를 거듭하고 정신적 유대를 강화하라는 말이 

비록 내가 받은 축사는 아니지만 가슴에 와 닿는다.


"가능하면 빨리 아이를 만드셔서 제 팬으로 길러 주시기 바랍니다."

호시 신이치 다운 축사인것 같다.



호시 신이치의 상상력 속으로 여행을 떠나고 싶은 분들께 강력히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