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동이로 자란 나는 형제, 남매간의 폭력을 이야기로 썼다는 <개 같은 날은 없다>가 크게 와 닿지 않았다. 그런데 책을 읽으며 형제, 남매간의 폭력도 참으로 심각함을 느낄 수 있었다.

 

 

 

아버지는 형 강수가 말을 듣지 않는다고 때리고 강수는 동생 강민을 때린다. 그럼 강민은 집에서 기르는 강아지를 때리는 등 폭력은 반복된다. 강민은 아버지가 밉다. 아버지가 형을 때리지 않으면 결국 나를 때리지 않을테니 말이다. 아버지도 죽이고 형도 죽이고 싶은 강민은 결국 강아지 찡코를 죽이고 만다. 옆집에 사는 미나는 거식증 증세가 있어 심리치료를 받던 중 우연히 정신과 진료실에서 찡코의 사진을 보게 되고 사진속의 강아지 눈동자가 자신의 마음속에 들어오는 것 같은 이상한 느낌을 받는다. 그 후로 찡코의 이야기 소리가 들리는가 하면 꿈속에 나타나기도 한다. 미나는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를 찾아가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게 되는데 그곳에서 본인도 잊고 있었던 어릴 적 일이 떠오르기 시작하는데 아픈 상처로 인해 해리성 기억 장애를 갖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가정폭력이 이렇게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오는지를 미쳐 느끼지 못했다. 서로 사랑하고 아끼며 서로의 속내를 틀어놓는 것이 가족이라 생각했기 때문일까 책 내용들이 무척 충격적으로 다가온게 사실이다. 그런데 내가 알지 못했을뿐 이런일들이 우리 주변에 흔히 일어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오래전 내 친한 친구도 내게 누나가 없는 세상에서 살았으면 좋겠다고 얘기한 적이 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며 자꾸 그 친구 생각이 났다.

주사가 있는 아버지로 인해 아버지께서 술 드시고 오는날은 온 집안이 비상(?)이 걸린다는 말도 했었다. 그로인해 누나는 자신을 괴롭히고 못살게 군다고... 그래서 외동이인 내가 늘 부럽다고 했었다. 그때는 친구의 이야기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고 또 그런 이야기를 심각하게 받아 들일만큼 성장하지도 않았기에 별 생각없이 듣고 흘려버렸다. 그런데 책을 읽으며 든 생각이 친구도 그때 참 많이 힘들었겠구나 싶었다.

물론 지금은 겉으로 보기에는 별 문제없는 남매로 지내고 있다. 

 

 

 

가정에서 일어나는 폭력을 그저 남의 이야기려니 생각하고 지나쳐서는 곤란할 것 같다. 분명 누군가에는 어떤 형태로든지 신호를 보내는데 그 신호를 무시하거나 못본체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한다. 충분하고 많은 대화를 통해 문제 해결의 방법을 찾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혹 문제 해결방법을 찾지 못하더라도 자신의 고통을 드러내어 표현하게 되면 멍든 마음이 조금은 치유되지 않을까 생각되기도 한다.

물론 그 상황에 놓여보지 못한 사람의 피상적인 생각일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부모자식간, 부부간, 형제자매간에 더 이상의 폭력은 없어야 된다는 생각이다. 폭력때문에 상처받고 고통속에 살아야 했던 강민, 미나같은 사람들이 더이상 없기를 간절히 바란다. 

 

 

 

 

개같은날은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