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사랑이라 할 수 있을지...

노(老) 시인의 사랑이야기라고 하기에는 아쉬움이 남는 그렇다고 욕망이라 하기에도 뭔가 썩 내키지 않는...

책을 읽는 동안에도 책을 다 읽고 나서도 개운함이 없는 그래서 답답하기만 한 책이다, 내게는...

영화 <은교>가 나오고 많은 사람들로 부터 사랑받는다는 얘기를 듣고 챙겨읽은 책이다. 그래서 읽는 내내 책 속의 영상들이 그림으로 그려졌다.

 

 

 

나이 든 사람의 사랑을 폄하하거나 낮춰 볼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럼에도 이적요의 사랑(?)이 그리 아름다워 보이지가 않는다.

세상의 잣대를 자꾸 들이대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꽃다운 생생한 소녀 은교를 욕망의 대상으로 바라본다는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다. 작가는 은교를 처녀라고 부르지만 내게는 그저 철없는 소녀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내 주변에도 이런 소녀들이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스승 이적요에 대한 열등감때문인지 서지우의 은교에 대한 집착또한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어찌 그것을 사랑이라 부를 수 있겠는가 말이다. 베스트셀러 작가로 알려져 있지만 실상은 모두 거짓인 서지우가 스승 이적요를 뛰어 넘을 수 없다는 것은 너무도 잘 알텐데 그저 내가 이적요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은교에게 집착하는 것이라는 것도 참 맘에들지 않는 부분이다.

 

 

 

은교가 얘기했듯이 이적요는 서지우를 멍청이라 불렀지만 실상은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했으며 서지우역시 이적요의 단편을 몰래 훔치는 우를 범하긴 했지만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고 사랑하는 사람은 스승 이적요임을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 은교가 둘 사이를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다고 얘기하는 것은 절대 거짓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보면 결국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했던 사람은 은교밖에 없는게 아닌가 싶다.

 

 

 

완전범죄라고 생각했던 이적요가 서지우를 죽였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그것도 잘못알고 있었던 것이고 멍청해서 자신이 마지막으로 보낸 메세지를 서지우가 알아차리지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또한 잘못된 것이니 이적요가 늘 멍청이라 생각했던 서지우는 결국 멍청하지 않았다는 결론이다.

 

 

 

세상에는 모습을 달리하지만 여러 사랑이 있다는 사실은 부인하지 않는다.

이적요의 은교를 향한 욕망을 사랑이라 부르고 싶지 않을 뿐이고 서지우가 은교를 향한 집착또한 사랑으로 포장하고 싶지 않을 뿐이다. 또래의 딸을 가진 부모라면 모두 나와같은 생각을 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은교의 행동또한 이해가 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그저 자신이 좋아하던 무용을 접고 시를 쓰겠다고 나선것은 이해할 수 있었다.

 

 

 

 

 

은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