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는 '똘레랑스'라는 것이 있다.

똘레랑스. 나와 다른 남을 인정하고 배려하고, 존중해서 남들로 부터도 내가 인정받고 배려받으며 존중받는다는 개념이다. 이것은 그저 개념일 뿐인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알게모르게 끈끈한 정으로 이루어져있듯, 프랑스라는 사회는 '똘레랑스'로 이루어져있다.

나와 다른 남은 지적하고, 가르치고, 고쳐줘야할 대상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하는 나와는 다른 한 객체이다. 강요하지 않고 설득한다. 미워하지 않고 인정한다.정이 흐르는 우리사회와는 조금은 다르다. 그놈의 정때문에 내게 옳지않은 것은 네게도 옳지않으므로 고쳐줘야 직성이 풀리고, 내뜻대로 고침을 당해주지 않을때 급기야는 상대가 미워질 수 도있는 것이다. 지금 내얘기는 잘못 해석하면 프랑스의 '똘레랑스'는 옳고 우리의 '정'은 그르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겠으나, 이것은 누가 옳고 그르고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된다.

우리는 도처에서 강요받는다. '도덕적'이라고 이미 규정지어진 틀에서 벗어나지 않기를 강요받고, '나다워짐'이 아니라 '우리다워짐'을 강요받는다. 그러나 자유로운 인간의 삶을 위해 필요한것은 강요가 아니라 개인의 선택과 개인간의 설득이 중요하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중요한것과 조금 덜 중요한 것의 문제라고 해야 할까.

 

피에르는 늦잠때문에 알몸으로 학교에 갔다. 빨간 장화만 신고서.

피에르를 운동장에서 만단 친구들은 우르르 몰려와 인사를 한다.

 

"어, 피에르 너 장화 예쁘다."

 

벌거벗은 피에르의 모습보다 먼저 눈에 띈 것이 빨간 장화였을까? 내 생각에는 아니다. 아이들은 피에르의 벌거벗은 모습을 지적하기보다는 피에르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고, 배려해주고, 존중해 주었다. 아이들 사이에 '똘레랑스'가 흐르고 있었던 것이다. 존재 자체로 너무나 소중한 피에르는 나무위로 펄쩍 뛰어오를만큼 자유스럽고 행복하다.

 

어떤 외적인 치장으로 '내가 나'인 것이 아니다. 그저 있는 그대로의 나..

내가 어떤 모습이어도, 부정당하지 않고 존중받을 수 있는 그런 세상.

이미 다 자라 부모가 된 우리들은 그런교육을 받지 못했다. 남과 달라서는 안되었다. 다르다는 것은 이상한 것과 같은 말이였으니까.

그러나, 우리 아이들이 살고 살아갈 세상은 다르다. 있는 그대로의 가치있는 세상에는 나와 다른 차이를 인정하고, 배려하고, 존중하는 정이 흐르는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