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오스 -
국토의 80%가 산지인 나라. 
의료, 교육, 문화시설은 말할 수 없이 열악하고, 문맹률이 인구의 절반이나 되는 나라.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나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지수 조사에서 선두를 다투는 나라.
<뉴욕타임스>가 2008년 꼭 가봐야 할 나라 1위로 꼽은 나라. 

<잃어버린 시간을 만나다>의 저자 최희영은 문명의 최첨단 지점에서 기득권과 안락함을 누리며 살던 어느날, 불현듯 라오스로 떠난다. 그녀의 말처럼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현실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의미였다.
무엇이 불만이였을까. 기득권을 쥐었는데.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는데. 
어쩌면 자신이 쥔것을 잠시 내려놓고, 아직은 문명의 그림자가 옅은 라오스를 찾은 것은 누릴수 있는 자의 여유인지도 모른다.
그녀는 라오스의 뜨거운 태양아래에서, 끝없이 펼쳐진 산과 들판에서, 그리고 소박한 라오스 사람들의 웃음에서, 촌스럽고 순박했던 그녀의 어린시절 고향을 만났다. 잊혀지고 묻혀진 그녀의 잃어버린 혹은 잊혀진 시간이 라오스와 함께 펼쳐진다.

정말 이상한 일이 아닐수 없다.
가진 것은 없다. 그날 그날 굶지는 않는다. 단지 굶지 않을뿐이다. 
그런데도 그들은 모두 하나같이 해맑게 웃는다. 카메라를 들이대면 연출된 몸짓으로 어색하게 브이를 날리며 웃는 것이 아니라 말그대로 해맑게 웃는다. 사진속에서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웃고 있다. 하나같이 맑고 환하게. 
그리고 나름 나혼자서 생각해 본다. 하나같이 맑게 웃을 수 있다는 것은 그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못해서일꺼라고.... 다같이 굶지 않을 정도의 삶을 살기 때문이 아닐까 하고....
나도 어쩌면 이미 변종이 되어버렸는지도 모른다. 가진것도 없는 주제에 해맑은 웃음이라니... 하고 비웃고 있는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왠지 찔끔 눈물이 고인다.
부럽다. 이렇게 활짝 웃을수 있는 라오스인들이 부럽다.

한무더기의 아이들.. 흙탕물처럼 보이는 메콩강에서 자맥질을 하고, 맨발로 뛰어다니고, 담장도 없는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 그 아이들을 들여다 보다 한순간 깜짝 놀랐다. 내 아들의 얼굴을 본것이다. 간지럼을 태우며 자지러지게 웃는 모습, 축구를 한답시고 헛발질을 하면서 팔랑팔랑 내달리는 모습..... 
그러나 현실의 우리아이들은 일제고사를 치르느라, 원어민 영어 수업을 듣느라, 그리고 나머지 시간은 제혼자서 컴퓨터게임을 하느라 바쁘다. 팔랑팔랑 내달릴 시간이 없다. 

라오스는 현재 행복하다.
지금 한창 라오스는 동남아시아의 마지막 남은 기회의 땅이 되고 있다고 한다.
라오스는 미래에도 행복할까..?

더 늦기전에 저자의 추천대로 라오스에 가볼 수 없다면, <잃어버린 시간을 만나다>를 들여다 보자.
넋을 놓고 멍하게 들여다 보자. 나처럼 왠지 찔끔 눈물이 날지도 모른다. 
아름다운 것은 자연뿐만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