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진정으로 알고있는 자 누구뇨.
적어도 나는 내 자신을 잘 모른다. 때로는 잘모른 내 모습때문에 두렵고, 당황스럽다.
내가 나를 모르는데 누굴 평할 수 있을까.
그런데 지금껏은 내 모습은 늘 누구를 칭찬하고 비판하면서 평해왔다. 그렇듯 내 모습도 내가 좋다고 느끼는 방향으로 포장하고, 때로는 내 자신조차도 속이면서 살아왔다.
모르면 오히려 약이라고 했나... 알아가면 알 수록 더 어렵고 인정하고 싶지 않은 내 모습을 만난다. 그러고 가끔은 내가 원하지 않는 모습의 나를 발견하고, 숨어버리고 싶기도 하다.

방어는 사실 감추고 싶은 내 모습에 대한 거부를 넘어선 공격이고, 내가 도덕적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은 이상과 강요일 뿐이다. 나는 나를 억압하느라 내맘에 들지 않는 타인에 대해 비판하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나 혼자서 만들어낸 정신이 아니다. 그것은 나아서 자라면서 저절로 습득된 것이다. 관찰하고 답습하면서 그것이 세상을 사는 기술이라고 터득해온 것이다. 그래서 바꾸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나를 들여다 보기가 힘이 들다.

이 책은 프롬의 애제자, 프롬의 마지막 8년간을 함께 했던 풍크가 프롬과 지내면서 배워온 것들 피부로 느낀것들에 대한 풍크의 기록이다. 풍크는 프롬을 통해 진정어린 관심과,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을 배웠다. 그것은 진정한 평화로움이였다. 
풍크는 말한다. 프롬의 학문이란 그저 '학문'에 불과한 게 아니라, 인간의 영혼을 끌어안는 작업이었다고.. 그것을 가까이서 느낄수 있었던 풍크에게 무한한 부러움을 느낀다.
누군가 나를 들여다 봐 주고, 누군가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기를 늘 소망해 왔다.
나조차도 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거부하는데, 타인이야 말할 필요조차 없는 이야기가 아닌가...

나는 진정 나 자신을 사랑하는가.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에 감사를 느끼는가.
얼마나 많은 거짓과 포장으로 나를 괴롭혀 왔나.....
왜 우리는 행복해지길 원하면서 진정 행복할 수 없는 길로 자신을 몰아대고 있는걸까...

프롬을 알 수록 안락함을 느낀다.
아직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수용할 수 없다. 사랑할 수 없다.
더 많은 자기분석, 자기수용, 자기인정이 필요하다.

내가 나를 있는 그대로 볼 수 있을 때, 너조차도 진정 사랑할 수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