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순전히 책 소개글에서 표현되는 주인공이 나와 비슷한 캐릭터를 갖고있었다는 것이다. 작고 아담한 사이즈의 검정색 단발머리 - 겉으로 보기엔 딱 내가 대학생때의 모습을 보는것 같았지만 책을 덮고났을때는 주인공의 성격이 나와는 정 반대라는걸 알았다 ^^

정말 처음 접해보는 듯한 로맨스 판타지소설. 나에겐 굉장히 기이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장면들이 많았다 - 물론 난 상상력이 거의 바닥을 헤매고 있기 때문에 작가가 표현한 독특한 문장들을 센스없이 이게모냐며 갸우뚱거리기 사작했다. 그것또한 별로 오래가지 못하고 책속에 빠져들기 시작했지만... 상상력 부족한 나에게 '두발보행 로봇의 스텝' 이라던지 궤변춤, 달마오뚝이, 병아리 똥 같이 작은나 -> 이런 표현들이 와닿지 않았던건 당연한 결과.

 천진난만하고 눈치없는 한 여대생과 그런 그녀를 혼자 좋아하며 그녀가 가는 어느곳이든지 따라다니는 또다른 주인공 선배씨. 이 두사람의 이야기가 번갈아가며 나오는데 그녀를 보자마자 첫눈에 반해 그녀의 주위를 서성이는 이 선배씨의 웃지못할 처절함이 굉장히 안쓰럽게 느껴졌다. 조금씩 그녀에게 다가서려고 기회가 닿을때쯤이면 이상한 괴한에게 바지와 빤스를 뺏기는 굴욕을 당하며 숨어야하고, 또 가까워지려 하면 하늘에서 떨어지는 비단잉어에 맞아 기절하고, 또 가장 더운곳에서 엄청나게 매운 음식을 먹어야하는 수모를 겪는다. 이런 수모를 겪으면서도 그녀에게 다가가기 위해 '우연한 만남'을 가장하여 '어쩌다 지나가는 길'이라는 핑계를 대지만 이런 선배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알아주지 않는 눈치없는 이 아가씨는 그러려니하며 지나가 버린다. 이렇게 내용이 현실에선 겪을수 없는 괴이한 줄거리 이지만 여기에 더 보태어 주변 인물들까지 괴상해 보인다. 예를들어, 공중부양하는 히구치씨, 3단 전차를 타고 다니는 이백 옹씨, 사랑을 이루기 위해 1년동안 빤스를 갈아입지 않는 빤스 총반장, 헌책시장의 신등이 그들이다. 이 소설에선 정말 하나같이 정상적인 사람이 없고, 작가의 독특한 문체가 주를 이룬다. 읽는 내내 몽환적인 기분이 들 정도로..... 어쨌든 전체적인 줄거리인 그의 짝사랑은 결국 마지막에가서 그녀와의 거리를 좁혀 한 까페에서 마주하게 된다.

 한 남자의 짝사랑 감정을 숨김없이 자세하게 사실적으로 그려내는 반면, 그 주인공들이 겪는 사건들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판타지적인 요소를 가미하여 표현해낸 이 책은 정말 독특하다라고 밖에 표현이 안된다- 그만큼 아무리 설명하려 해도 잘 되지않고 그냥 읽어봐야 알것같은 느낌이므로 궁금하면 한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일단 우리가 그동안 접해봤던 소설들과는 상당히 다르다는게 확실하니깐 - 이 작가의 첫번째 소설도 판타지노벨대상을 받았다고 하니 다음 작품또한 어떨지 기대가된다. 확실한건 한 번 잡으면 그 매력에 빠지지 않을 수 없고, 한편의 판타지만화를 보는것 같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