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조용히 미소 짓고 있지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을 거쳐 루앙프라방에 도착했을 때 아드리Adri가 공항에 마중을 나와 있었다.
“오랜만이야.”
나는 아드리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1년 만이었다.
“초이, 네가 다시 돌아올 줄 알았어.”
아드리가 하얗게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우리는 툭툭Tuk Tuk을 타고 시내로 향했다. 서쪽 하늘에 노을이 번져가고 있었다. 나는 루앙프라방을 음미했다. 먼지가 날리는 붉은 길, 뜨거운 바람, 바람에 실려 오는 과일 향기, 귓전에 울리는 강물소리, 라오 커피의 그윽한 냄새, 트라웃 나무의 아득한 흔들림, 벼가 익어가는 소리, 아이들의 재잘거림…….

“하나도 변하지 않았어.”
나는 진심으로 말했다. 내가 그리워한 모든 것들이, 그대로의 모습으로, 그 자리에 있었다. 우리 곁을 지나간 가로수의 흔들림까지도 똑같았다.
“세상은 변해가지만, 변하지 않는 것도 있는 법이야. 그럴 때 우린 다행이라고 말하지.”
자전거를 탄 아이들이 우리를 보며 손을 흔들며 지나갔다.

아드리가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들은 언제나 조용히 미소 짓고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