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세계일주_ 탐험의 역사

1968~1969년

당시 단독 논스톱 세계 일주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모두들 내게 절대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로빈 녹스 존스턴

 

도전의 시대가 왔다. 1967년 프랜시스 치체스터는 오스트레일리아 한 군데만 들르는 단독 세계 일주에 성공했다. 이제 어디에도 들르지 않는 세계 일주가 마지막 도전 과제로 남았다. 어떻게 해야 할까? 치체스터의 집시모스 4호는 중간에 대폭 수리를 받았고 며칠 동안 방향을 잃고 헤맸다. 어떤 배가 그 기나긴 로링 포티스를 통과하면서 300일 동안 끄떡없이 버틸 수 있을까? 식량은 어떻게 할까? 바다에서 그렇게 오랫동안 다른 사람을 만나지 못하면 혹시 미치지나 않을까?

 

▲ 로빈 녹스 존스턴이 세계 일주 항해에 가져간 보급품 더미 앞에 앉아 있다.

선데이타임스 신문사는 그것을 판촉 기회로 활용해 최초로 성공하는 사람에게 골든글러브를 주겠다고 제안했다. 우리 네 명이 참가 의사를 밝혔을 때 다른 다섯 사람도 신청했다. 전부 합쳐 영국인 여섯 명, 프랑스인 두 명, 이탈리아인 한 명이었다. 규칙은 간단했다. 외부의 도움 없이 혼자서 희망봉, 리우윈, 케이프혼에서 북쪽으로 출발해 논스톱으로 세계를 일주하는 것이었다.
신문사는 우리의 신청을 받아들였으나 여론에 굴복해 성공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했기 때문에 나는 아무런 후원도 받지 못했다. 신문사는 상선대 장교가 받는 철저한 훈련도 시키지 않았으며, 내가 봄베이에서 수하일리호를 만들고 희망봉을 거쳐 귀환하면서 깨우친 것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항해의 출발

<데이타임스> 독단으로 1968년 10월 경주를 시작한다고 결정했다. 작은 배로 항해하는 우리에게는 너무 늦은 시기였으므로 참가자 중 체이 블리스, 존 리지웨이, 나 이렇게 세 사람은 6월에 출발했다. 신문사가 좋아하는 프랑스 참가자 베르나르 무아테시에는 우리보다 두 달 늦게 출발했으나 그의 배는 더 길고 빨랐다. 1차 목표는 혼잡한 영국해협을 통과해 공해로 나가는 것이었다. 혼자서 하루 24시간 망을 볼 수는 없으므로 그래야 안전을 기할 수 있었다. 그 뒤 남쪽으로 가서 고요한 적도 바다를 거쳐 남대서양의 까다로운 해역을 우회했다. 이미 몇 가지 문제가 터졌다. 배에 물이 새는 바람에 적도에서 이틀 동안 잠수해 배 밑바닥에 구리판을 붙여야 했다.
로링 포티스에 접어들 무렵 더 큰 어려움이 닥쳤다. 그 지역에 몰아친 폭풍으로 수하일리호의 돛대가 물에 잠겼다. 결국 선실을 옮겨야 했고, 물통의 고리가 깨져 저장된 물이 오염되었다. 무선통신 장비가 물에 젖어 망가졌고, 자동조타 장치도 고장났다.
식수는 빗물을 모아 해결할 수 있었고, 조타 장치도 얼음처럼 차가운 물에 들어가 작업해야 했지만 고칠 수 있었다. 그러나 인공위성이 없는 시절에 통신 장비가 없으면 내 위치를 알릴 수 없고 위험에 처했을 때 도움을 요청할 수도 없다.

 

▲ 로빈 녹스 존스턴이 단독 논스톱 세계 일주 항해에 성공한 경로

아로 다가갔을 때 더 큰 폭풍이 덮쳤다. 하지만 나는 이미 젖은 옷과 원시적 생활환경에 익숙해진 상태였다. 내 몸은 상황에 맞춰 필요한 근육을 알아서 움직였고, 나는 작은 배로 그 바다의 히말라야에서 생존하는 법을 배워가고 있었다. 그래서 오스트레일리아 연안에서 자동조타 장치가 완전히 고장났을 때도 배의 상태만 괜찮다면 항해를 계속할 자신감에 넘쳤다. 하지만 배를 보수하고 수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점점 길어졌다. 기계로 바느질해 만든 돛은 이제 손으로 기운 누더기처럼 변했다.
더니든 연안에서 좌초해 5시간 발이 묶인 탓에 한 기자 참가자가 나를 추격했다. 블리스와 리지웨이는 경주를 포기했고 무아테시에는 4주 이상 뒤처져 있었다. 나는 태평양 남부로 들어가 케이프혼으로 향했다. 항로를 비교적 평온한 북쪽 바다로 잡은 탓에 편동풍 지역에 들어섰을 때는 10여 일 정도 기간이 더 걸렸다. 1969년 1월 17일 케이프혼을 돌았을 때 문득 무아테시에가 나를 따라잡을지 궁금했다. 훗날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는 나보다 20일이나 뒤처져 케이프혼을 돌았으므로 넉넉한 여유가 있었다.

 

▲ 1969년 4월 22일, 녹스 존스턴은 313일에 걸친 단독 항해를 마치고 팰머스로 돌아왔다.

항해중에 폭풍을 만나 무선통신 장비가 고장나는 바람에 그는 외부 세계와 교신하지 못했다.

대서나 되지만 결승점 앞의 직선 코스나 다름없다. 아조레스 제도 부근에서 영국 선박을 만나 내 소식을 로이드사에 전해달라고 부탁했다. 4개월 만에 전하는 소식이었다. 17일 뒤 나는 출발점인 팰머스로 들어갔다. 무아테시에는 남대서양에서 포기했고, 나이절 테틀리는 아조레스로 가던 중 도널드 크로허스트가 빠르게 쫓고 있다는 전갈에 자극을 받아 무리하다 결승점을 1610킬로미터 앞둔 지점에서 배가 고장났다. 한 달 뒤 버려진 채 대서양을 떠다니는 크로허스트의 배가 발견되었다. 그의 주장과 달리 항해일지를 보면 그는 대서양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의 시신은 찾지 못했다. 처음에 출발한 아홉 척의 배 가운데 출발점으로 귀환한 것은 단 한 척뿐이었다.

 “한 사람의 작은 한걸음이 인류에게는 거대한 도약이었다.”

   세계관을 바꾸고 인류를 변화시킨 위대한 여행의 역사!

 인간은 늘 미지의 세계를 향한 열망을 품고 있다. 인류 최초의 선조들이 아프리카 대륙 밖으로 이동하여 새로운 땅을 꿈꾸었던 고대부터, 달 표면에 발을 내딛은 후로는 지구 너머 우주 공간으로 떠나는 여행을 꿈꾸는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우주를 향해 발사체를 쏘아 올리는 그 마음은 항상 변함이 없는 것이다. 이렇듯 끝없이 새로운 곳을 찾아가는 것이 인간의 본능일까?

 고대에서 현대까지, 역사상 최초의 탐험으로 인류의 변화와 발전을 이끌어온 위대한 여행 이야기를 모은 책이 역사의아침에서 나왔다. 영국 Thames＆Hudson사의 70가지 시리즈 중 하나인 《역사상 가장 위대한 70가지 여행》은 ‘세상을 변화시킨 여행’, 우리의 세계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 여행들을 통해 역사를 훑어본다. 또 개인적 여행, 대규모 이동, 군사 원정, 지리적 조사를 통해 인간의 탐구 정신을 밝히는 데 중점을 두고, 위대한 여행의 물리적 업적뿐만 아니라 탐험 과정에서 얻은 결론과 삶에 대한 이해도 소중하게 담아냈다.

역사탐험, 탐험의역사, 역사여행, 역사상가장위대한70가지여행, 역사의아침, 세계일주, 에베레스트, 다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