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중심의 역사와 안타까운 가족애를 절절하게 그려낸 소설 『유이화』

『유이화』에서 임진왜란 말기 전쟁 포로가 되어 일본으로 끌려간 조선인들의 비참한 생활을 섬뜩할 정도로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의무감과 당시의 봉건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 조선 선비 안철영, 대의명분이나 의무감보다는 남편과 자식을 더 소중히 여기며 현재의 삶에 충실한 유이화, 하루하루 배곯지 않고 목숨을 부지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평범한 백성들, 나라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내놓은 백성들의 삶은 안중에도 없는 임금과 대신들을 통해 당시 조선의 상황,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비참한 삶을 살 수밖에 없었던 조선인의 모습을 냉철하게 그려냈다.

소설 『유이화』는 이러한 역사의 단면을 날카로운 칼로 베어내듯 냉철하게 파고든 작품이다. 그 안에는 신하의 도리를 다하기 위해 아내와 아이를 두고 진주성으로 들어간 안철영이 있고, 아비에게 죽은 아들의 무덤자리라도 알려주기 위해 죽지 않는 몸뚱이를 원망하며 목숨을 이어가는 유이화가 있으며, 어떻게든 살아남아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끔찍한 수모를 견디며 짐승처럼 살아가는 조선인 포로들이 있다. 

작년인가.. <능소화>라는 소설을 읽었다. 500년전에 죽은 아내에게 보내는 편지를 소재로 쓴 소설 능소화이다. 다큐멘터리까지 만들어질 정도로 유명한 원이엄마와 아빠에 대한 사랑으로 가슴 한켠이 먹먹해 지는 그런 책이었다. 그 작가 조두진의 신작이 나와서 읽어 보았다. <유이화> 라는 소설 이름답게 왠지 첫인상은 포근하고 정겹고 그랬다. 일단 표지가 너무 사랑스러웠으니... 임진왜란을 배경으로 진주성 싸움 이후의 서민의 고달픔을 절절히 그려냈다. 유이화하는 여인의 절구한 운명과 그 남편의 사랑, 그리고 히로시라는 일본인이 유이화에게 배프는 사랑 등.. 여러가지로 재미있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