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을 기르기 시작한 이후로 반려동물의 역사는 지금까지 죽 이어져온 게 아닐까 생각된다.

우리 인간의 선조들은 먹이를 위해 야생동물을 죽일 때에도 그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충분히 전달시키고 그들의 고기를 얻었다고 한다.

그러니 그 긴 역사 속에서 인간은 동물과 교감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음에 틀림없다.

지금은 어떨까.

우리 인간이 동물을 사랑하기는 하지만 정말로 그들을 제대로 사랑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건지 의문스러워질 때가 있다.

동물을 위해서, 또는 동물과의 조화로운 삶을 위해서 라고 말하며 함께 살아가고 있는 요즈음이다.

어떤 주인들은 "이게 정말 동물을 위한 길인가?" 하고 궁금해하기도 하고

또 어떤 주인들은 동물을 자기 휘하에 두고 강압적으로 키우기 바랄지도 모른다.

저자는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로서 경험해 온 에피소드들을 이야기 하면서

반려동물들이 반려자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어했는지 들려준다.

그리고 반려동물과 반려자가 행복하게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그리고 그건 우리 선조가 그랬던 것 처럼

동물과 교감하려고 하는 정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교감은 특별한 초능력 같은 것이 아니다.

동물을 사랑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바탕이 되면 교감 능력을 얼마든지 키울 수 있다고 한다.

애니멀 커뮤니케이터. 그들은 동물이 하는 말을 알아듣는 사람들이다.

영화 <닥터 두리틀>에 나오는 의사 처럼 동물이 하는 말을 알아듣는 사람들이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라고 할 수 있다.

동물이 인간에게 메세지를 보낼 때 반드시 인간이 말하는 것 처럼 "문장"으로 전달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들은 동물이 보내는 감각을 우리말로 바꾸어 전달해주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꾸준한 노력을 한 끝에 동물이 보내는 메세지를 알아들을 수 있게 된 사람들이다.

바꿔말하면 누구든지 노력을 하면 동물과 교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 박민철 씨는 교감의 첫걸음은 교감을 하고자 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라고 말한다.

반려동물을 사랑하고 관심을 기울이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도 더 그들에 대해 잘 이해하게 된다.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끼게 된다.

인간과 마찬가지로 동물에게도 감정이 있다는 것과 그들을 존중해줘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

동물과 교감할 준비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책에서 저자가 하는 말을 들어 유추하자면, 애니멀 커뮤니케이터인 저자에게 의뢰를 요청하는 사람들에게는

몇가지 공통된 동기가 있다.

갑자기 동물이 평소에 안 하던 짓을 한다거나 해서 곤란하게 할 때.

또는 동물이 거의 죽을 때가 다 돼서 죽기 전에 그들과 교감을 하고 싶을 때.

동물이 어디론가 사라져버려서 교감을 통해 찾고 싶을 때.

아니면 위와 같은 갑작스러운 상황은 아니었지만 평소에 자기가 키우는 동물이 어떤 말을 하고 싶어하는지 듣고 싶을때 등등.

이러한 상황은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반려자 모두가 겪을 수 있는 상황들이라는 점에서

애니멀 커뮤니케이터가 동물과 어떤 대화를 했는지 한번쯤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그동안 아무 문제 없었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우리 아이가 이상해진 거에요." 라고 하는 주인들에게

저자 박민철씨는 "그건 동물이 성격이 좋아서 그 동안 불만이 있어도 참고 있었던 거에요." 라고 말한다.

동물이 하는 행동은 성격 탓에 나오는 것도 있지만 특별한 상황에서는 어떠한 의도를 갖고 있는 것들도 있다.

그러므로 동물이 특이한 행동을 할 때는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반려동물의 기본 성향을 이해한 후에, 행동의 원인을 찾아보려고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개들은 기분이 좋아서 흥분할 때 컹컹 소릴 내는 성향이 있다.

만일 주인이 개를 혼내려고 고음을 내면 개는 주인이 신이나서 그러는 거라고 착각한다.

그러니까 훌륭한 학습을 위해서는 큰 소리를 낼 것이 아니라 교감을 통해 반려자의 상황을 이해시키려 해야한다.

공포영화 <고양이>에서 여배우가 고양이가 말을 안 듣는다고 성질내는 모습은

반려동물에게서 귀엽고 예쁜 모습만 보려고 하는 주인들이 저지르는 실수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의 2장에서는 동물을 제대로 잘 알고 있을수록 더 잘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애니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알게 된 동물의 성향에 대한 기본 정보를 전달하고 있는 장인데

기존에 시중에 많이 나와있던 동물을 키우는 방법을 소개하는 정보책에서 제공하는 정보들을 재차 제공한다.

기존의 책들이 단지 동물의 기본적인 성향, 기호, 건강 정보, 그리고 그들을 조교하는 방법만 제공하고 있었던 것에 비해

이 책은 동물이 어떠한 감정을 갖고 있길래 특정 대상을 아주 좋아하거나 싫어하는지,

또는 특이한 행동을 갑자기 하는지 등에 관해 설명한다.

따라서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동물에게도 감정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놀이, 사료, 화장실, 집안 인테리어, 은신처, 소음, 건강검진, 목욕 등과 관련해서

어떤 점을 주의하는 것이 동물을 위한 길인지 생각해보게 한다.

다시 말하면 일상생활의 사소한 부분이라도

반려동물을 배려하는 방향으로 사고를 전환시킬 필요가 있음을 일깨워주는 책이라 할 수 있다.

저자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우리는 그 동안 인간이 편한 쪽으로 동물을 조교하고 이끌어온 게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반려동물들이 아무리 인간에게 길들여져왔다고 해도 그들에게는 야생의 본능이 아직 남아있다.

모든 것을 인간이 편한대로 하는 것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고 이기심이다.

우리는 함께 살고 있기 때문에, 반려동물을 이해하는 동시에 그들에게 인간의 입장을 이해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서 '교감'의 중요성을 다시 알 수 있다.

저자는 동물들과 교감을 하다보니, 모든 동물들이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를 통해서가 아니라

직접 반려자와 대화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한다.

그래서 저자는 모든 반려자들이 교감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한다고 하며 교감 방법을 소개한다.

교감의 핵심은 심장박동에 집중하는 데 있다.

동물의 심장 파동과 인간의 심장 파동이 같아질 때 교감이 이루어진다.

이 교감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서는 전자파, 조명, 금속, 소음 등 방해요인들을 제거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동물의 사진을 통한 교감 방법 또한 초심자가 주로 연습을 위해 사용하는 교감법이다.

동물은 인간에게 오감으로 메세지를 전달한다. 이것을 해석하는 방법도 갖가지가 있을 수 있다.

같은 꿈을 꿔도 해몽이 여러가지인 것 처럼 말이다.

이 또한 동물에 대한 기본 성향을 알고 있으면 그 감각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보다 정확히 유추할 수 있다.

그래서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들은 반려자와 대화를 통해서 그 이미지를 해석한다.

해석을 정확히 하기 위해서 인간은 시각, 후각, 촉각 등 동물이 보내는 느낌을 심장으로 느끼면서

그 의미를 해석해야 한다. 또 동물은 사람의 머릿속 이미지를 미리 보고 이를 통해 주인에게 보여주기 때문에

자기자신에 대한 이해 역시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교감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지만, 쉽게 터득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꾸준한 노력과 인내를 거쳐서 비로소 반려동물과 대화할 수 있게 된다.

저자는 반려자들이 동물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여 교감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한다고 하는데

이것은 모든 반려자가 교감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은 단지 반려동물을 좀 더 이해하는 쪽으로 반려자들을 독려하고 있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동물의 말을 들을 수 없어도 좋다. 단지 동물의 눈빛과 행동을 통해 그들의 심정을 유추해보고자 시도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모든 반려자가 사랑으로 보듬어 주고 아껴주고, 가족으로 생각해주려는 쪽으로 바뀐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그러니 교감을 못 했다고 아쉬워하지 마시라.

반려동물들은 반려자와의 대화를 바라고 있지만, 대화를 하지 못한다고 해도 반려자가 보내는 사랑만 느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할지도 모른다. 서로 다르지만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반려동물과 안 좋은 경험으로 인해 다시는 동물과 함께 살 의욕이 생기지 않는 사람들, 또는 지금 문제를 겪고 있는 반려자들,

그리고 더욱더 행복한 공존을 원하는 모든 반려자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