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청년작가 최인호의 병상 소설?!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 최인호 원작의 암투병 중 두달만에 완성한 작품으로 하나의 소설 작품을 완성하는데 단 두달 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 심도 있으며, 놀라운 작품입니다.       영원한 청년작가, 최인호 최초의 전작 장편소설, 너무나 익숙한 일상에서 길을 잃은 한 남자의 영원한 사흘이라는 카피로 시작하는 여백에서 출판된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의 표지에서 지금을 살아 가는 현대인의 고뇌가 묻어 나는 것 같습니다.       분명히 낯이 익지만 자신의 도시가 아닌 타인들의 도시라는 제목에서 함께 어울리지 못하고 물위에 떠도는 기름 같은 느낌이 다가 오는군요.       멀지 않은 2010년 10월 27일에 시작하여 같은 해 12월에 끝난 작품인 정확히 두 달 만에 쓴 장편소설이라는 시작 글과 두 달 동안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펜으로 직접 작성한 원고라니 도데체 어떤 고뇌가 담겨 있는 소설일까요?       모세가 하느님께 아뢰었다. "그들이 ’하느님의 이름이 무엇이나’ 라고 물을 터인데, 제가 어떻게 대답하여야 하겠습니까?" 하느님께서 모세에게 대답하셨다. "나는 곧 나다" 죽음을 생각하면서 떠올린 생각이 최인호 작가의 바로 이런 생각일까요?       POWER ON? 전원이 끊어졌다 다시 연결 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느닷없는 소음 때문에 K는 잠에서 깼다. 강제로 깨어난 불쾌감 때문에 K는 어리둥절하였다. 잠과 현실의 모호한 경계에서 K는 자신을 깨운 소리의 정체가 무엇인지 잠시 생각해보았다. 여기서 느닷없는 소음이 뜻하는 것은 무엇이며, 잠과 현실의 모호한 경계는 죽음과 삶의 경계를 뜻하는 것일까요?       최인호의 소설은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단 두달만에 완성했다고 믿기에는 놀라울 정도로 현대를 살아 가는 인간의 심리 묘사와 더불어 살아 가는 것 같지만 항상 혼자인 것 같은 낯선 모습과 혼란스러움에 대한 깊이 있는 고찰이 묻어납니다.   "당신 누구야, 누군데 거기 숨어 있어." 라는 대목과 K의 목소리는 공명을 일으키며 메아리처럼 울려 퍼졌다. 그 질문의 내용이 너무나 희극적이어서 K는 자신의 질문에 스스로 대답하며 웃었다.   이 대목은 최인호라는 한 인간이 암이라는 병과의 싸움으로 인한 혼란스러움과 여태껏 가장 가깝고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에 대한 낯선 느낌을 그대로 잘 드러내줍니다.       눈먼 자들의 도시라는 영화의 내용처럼 K라는 닉넴으로 표기 되는 소설속의 주인공이 느끼는 항상 가까이 있고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에 대한 낯선 느낌과 의심, 외로움이 함께 담겨 있으면서, 인간은 결국은 혼자라는 것을 다루고 있군요.       가장 가까우면서도 멀다고 이야기 하는 부부를 대비하여, 지금을 살아 가는 우리의 모습과 가까운 듯 하면서도 대화가 단절된 가족의 모습, 사회의 모습을 절묘하게 표현하여 놓았습니다.       매트릭스라는 영화에서 처럼 현실이지만 현실이 아니고, 진실이지만 진실이 아니며, 가까우면서도 가장 먼 것 같은 현재의 우리 자신의 심리에 대해 정말 섬뜻할 정도로 깊이 있게 전개하는 정말 최인호라는 작가, 자신만을 위한 전작 소설이군요.       최인호의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는 처음 책을 펼쳐 들고 읽어 내려가면서 막닥뜨리는 정말 낯선 이야기 전개가 최고의 흥행을 자랑했던 매트릭스 만큼 어렵고 혼란스럽고, 어디서 부터 중심을 잡아야 할지 알 수 없는 낯선 소설이랍니다.       남녀양성으로 분리 되기 이전의 인간이 가장 완벽한 인간이었다는 전제하에 남성이지만 여성이기를 원하고 그렇다고 완전한 여성이라기 보다는 양성을 원하는 P교수와의 대화 내용중 한대목이랍니다.       실존하는 인물인지, 아님의 가상의 인물인지 도저히 이해가 안가는 스토리전개와 1부에서 2부, 3부로 이야기가 나뉘며, 토요일, 일요일, 월요일로 날짜만 바뀌면서 같은 이야기인 듯, 다른 이야기인 듯한 스토리 전개는 제목이 기억 나지 않는 자고 일어나면 같은 상황이 다시 반복되는 영화의 스토리와 너무나 닮아 있네요.       처음에는 최인호의 소설에 대해 암이라는 병에 대해 스스로를 돌아 보는 자서전적인 소설이라는 단정을 하고 읽어 내려갔지만, 지금은 뭐가 뭔지 갑자기 이해가 가지 않는군요.       마지막으로 갈수록 이야기 전개가 정신분열 증상이라고 할 수 있는 두개의 서로 다른 자아에 의해 하나의 육체가 지배를 받고 있는 상황이 전개 되는 것 같습니다.       K라는 자아가 두개의 다른 자아를 만났을 때, 죽음에 이른다는 이야기도 보이고, 언젠가 듣거나 보았던 바로 그런 스토리 전개가 혹시 K라는 인격체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혼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도데체 이야기 전개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읽어 갈수록 혼란스럽습니다.       최인호 소설에 대한 다른 작가의 감상평이 책의 말미에 담겨져 있는데, 반전이라고 해야 할지? 아님 추리소설 아닌 추리소설을 읽으며, 헛다리를 짚었다고 해야 할지?   여하튼 모든 내용을 서평으로 모두 남겨 버린다면 책을 아직 접하지 않은 많은 분들께 실례가 될 것 같아 더이상의 서포터는 하고 싶지 않네요 ㅎㅎ       최인호의 소설,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는 분명히 나 스스로가 겪었던 바로 그 이야기이며, 실제로 경험해 보았던 바로 그 현상을 정말 교묘하게 책을 읽는 독자의 눈을 피해 묘사한 추리소설 아닌 추리소설이자, 심리소설이었습니다.       최인호의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는 무덥고 습한 장마와 더위에 지쳐 있는 여러분께 시원하고 흥미롭다가도 오히려 더 짜증이 나는 습함과 답답함을 느끼게 해주다가도, 어느 순간 머리속이 텅 빈 듯한 공허함과 허망함을 경험하도록 하는군요.   마지막의 최인호 소설에 대한 후배작가의 평이라 할까? 느낀 감상평이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지만, 오히려 최인호 소설로 끝을 맺었으면  오히려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서평을 마치면서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는 책을 손에 들면 끝까지 읽어야 직성이 풀리는 지독한 중독성을 가진 책이니, 이 책을 읽으시려는 분들은 꼭 넉넉한 시간을 두고 책을 손에 잡으시라고 충고해 드립니다.   도나도나의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에 대한 책을 손에 놓으면서 헛웃음이 나오게한 소설에 대한 감상평, 서평을 여기서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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