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는 친숙하지만 비디오 아트는 여전히 낯설다.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 비디오 아트는 곧 백남준으로 통하고 뒤이어 몇 대의 텔레비전이 켜져 있는 영상을 떠올릴 것이다. 이 책은 되도록 상세한 해설을 통해 이 낯선 예술의 영역에 대해 독자에게 안내하고 있다.

  먼저 '움직이는 영상'이라는 큰 제목 아래, 비디오 아트의 특징과 역사(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각 시대별 주요 주제(또는 소재) 등을 당시에 활동했던 예술가들을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서른 다섯 명의 작가와 그들의 작품을 두 페이지씩 할애해 소개하고 있다.

  비디오 아트는 기술적 발전과 긴밀히 연관되어 변화해 왔으며 처음부터 텔레비전, 퍼포먼스, 조각, 필름 등과 같은 다른 예술적 표현수단들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었다. 이 때문에 확실한 형식이 정해져 있지 않으며 영화나 다큐멘터리의 연장으로 보여지기도 한다. 그러나 그만큼 어떤 방향으로도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내재하고 있기도 하다.

  이 책에 소개된 작품들은 실험적으로 시도된 것들이 많아 일반 대중에게는 낯설고 불편하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고 지나치는 진실은 낯설고 불편한 것을 통해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을 읽고 난 뒤에도 여전히 비디오 아트는 낯설겠지만 이 장르를 통해 예술가들이 표현하고자 하는 진실에는 어느 정도 눈을 뜰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