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궁이나 왕릉, 사찰 등에 있는 안내문 앞에서 몇 줄 읽어내려가다 외면하거나 박물관의 유물 앞에서 유물에 붙인 이름만 대충 훓어보고 만 경험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있을 것이다. 그때마다 누군가 똑똑한 사람이 옆에서 안내를 해 주었으면, 또는 재미나고 쉽게 설명을 단 안내문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그런 바람을 이 책은 친절하게 들어주고 있다. 아이들의 답사 숙제를 해결하는 것으로 컨셉을 잡아 아빠가 유적지나 박물관을 안내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는데, 실제로 유적지나 박물관을 찬찬히 둘러보며 아이에게 설명해주듯 풀어내고 있어 이 책 한 권을 손에 들고 찾아간다면 문화해설사에게 직접 설명을 듣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책의 첫 부분에 실린 '경복궁'을 살펴보면, 법궁과 이궁의 차이점 등 알고 가면 좋은 이야기를 먼저 소개하고 있고 이어서 경복궁의 지도와 함께 추천 코스를 실어 놓았다. 본격적으로 추천 코스의 순서대로 실제 경복궁 안에 있는 안내판을 싣고 어려운 단어나 구절에는 쉬운 설명을 달아 이해를 돕고 있으며 영제교의 서수나 근정전의 드모 등 지나치기 쉬운 사물들도 그 유래와 함께 재미있게 안내해주고 있다. 또한 각 건물의 주인이나 역사 등도 세세히 풀어내고 있으며 당시 시대상도 알려주고 있어 역사 공부에 많은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조선 국왕의 하루 일과같은 역사 상식 팁도 곁들이고 있다. 다른 유적지나 박물관에 대한 소개도 대개 이 순서를 따른다.

  휴대하기에는 두께가 만만치 않은 책이지만 문화유적을 답사하기 전에 미리 꼼꼼하게 읽고 가면 답사 장소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에는 서울 안에서 둘러볼 수 있는 고궁, 박물관, 왕릉을 소개하고 있는데 서울 이외의 지역까지 안내해주는 책이 시리즈로 계속 출간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