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인 테오는 사람 사이의 간격을 여행하는 에세이스트라고 소개되어 있다. 글을 쓰고 사진을 찍는 분으로 지은 책으로는 '바로 거기쯤이야, 너를 기다리는 곳', '당신의 소금사막에 비가 내리면', '당신의 아프리카에 펭귄이 찾아왔습니다.' 등이 있다고 한다.

 

이 책의 내용은 저자가 그녀와 나눈 900일의 연애, 그리고 그녀가 선물한 180일 동안의 구원에 관한 기록이라고 한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힘든 거 알고 시작한 거니까. 이 연애는 내가 지킬거야. 당신을 슬프게 만들지 않을 거야. 믿어도 좋아요." 하지만 900일이 지나고 두 사람은 헤어졌다. 이별에는 예감이나 마음의 준비 따위가 통하지 않았다는 작가의 말이 나도 이별을 경험한 바 있기 때문에 가슴에 와 닿았다.

 

절대로 슬퍼지는 고통, 깊은 절망, 벗어날 수 없을 것만 같은 공포. 그녀를 만나 사랑했던 시간들조차 구원이 되지 못했던 끔찍한 새벽. 저자는 아픔을 견디지 못하고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살려줘요." 전화를 끊고 얼마쯤 지나 그녀가 왔다. 그리고 작가의 뺨에 입술을 댄 채 속삭였다. "울지 마요. 살려 줄게." 그녀는 저자에게 180일의 새로운 연애라는 선물을 주었다. 180일이 지나고 그녀는 선물을 완성했다. 그녀의 선물은 이해하기 어려울만큼 대단한 것이었다. 평생 받아 본 최고의 사랑. 저자가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하루도 건너지 않고 느끼게 해줬다. 슬픈 이별을 세상에서 가장 평온한 이별로 기어이 바꿔 놓은 사람. 그녀는 저자가 다시 사랑하고 사랑받을 수 있는 남자가 된 것을 확인한 후에야 비로소 곁은 떠났다고 한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이야기처럼 슬픈 이별을 가장 평온한 이별로 바꿔 놓을 수만 있다면 연애에 한 두번 실패한다고 해도 오뚝이처럼 슬픔을 털고 오뚝 일어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에 이별 후 비극적인 사건이 간혹 발생하는 것 아닐까 생각한다.  

 

	사랑은 존경입니다. 존경하는 사람이어야 사랑이 시작됩니다. 그게 아니라면 사랑이 아닙니다. 그저 색깔만 비슷한 유사마음. 이를테면 호기심, 동정, 예의같은 감정들. 나는 당신의 선한 마음과 지혜로운 눈빛을 존경합니다. 그러나 나는 당신께 존경받을 만한 어떤 것도 갖고 있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부끄러워지는 찰나 당신이 다가옵니다. 나를 매만져 오랫동안 잠겨 있던 문을 열고 반짝이는 돌 하나를 찾아냅니다.
페이지 : 62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그녀를 잃지 않는 방법에 대해 간략히 정리해본다.

첫째, 날마다 그녀와 사랑에 빠지십시오.

그녀가 좋아하는 영화를 예매하고

종이 편지지에 못 쓴 글씨로 시를 적어 선물하고

전화로 한 시간 넘게 수다를 떨고

테이블이 하나 밖에 없는 카페를 예약하고

누운 그녀의 이마에 키스를 하고

 

둘째, 볼 때마다 그녀에게 새롭게 반하십시오.

아침에 일어나 그녀에게 첫 문자를 보내고,

그녀 근처로 달려가 점심식사를 함께 하고

보고 싶다고 하루에 세 번쯤은 말하고

새끼손가락 첫 마디에서 새롭게 그녀의 예쁨을 찾아내고

비누 냄새 나는 그녀의 이마에 오래오래 입 맞추고

처음 하는 고백처럼 사랑한다 말하고.

 

이 책에서 저자가 이야기하고 있는 이별 후 180일 간의 연애생활에 대한 기록은 현재 연애를 하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슬픈 이별을 세상에서 가장 평온한 이별로 바꿔 놓은 그녀의 사랑 이야기를 읽으면서 잔잔한 감동이 느껴지면서도 어쩔 수 없이 헤어지게 된 두 사람의 인연이 너무 아쉽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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