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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국민들에게는 2002년 한일월드컵 4강의 신화를 이루어낸 히딩크감독이 최고의 감독으로 손꼽힐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의 주인공인 무리뉴는 축구감독을 꿈꾸는 이들뿐 아니라 지도자와 리더를 꿈꾸는 많은 이들의 역할 모델로 꼽힌다. 그는 세계 최고의 축구대회로 불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두 차례 우승했고, 소위 3대리그로 불리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이탈리아 세리에a,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우승으로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감독이 됐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야구를 축구보다 좋아하기 때문에 국가대표 a매치외의 경기는 잘 보지 않는 편이라서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무리뉴에 대해 저런 감독이 있구나하는 이름만 아는 정도였을 뿐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훌륭한 리더가 되기 위해서 무리뉴의 리더십을 배울 필요성이 있다는 걸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무리뉴는 선수경력은 부족하지만 최고의 감독이 되기 위해 최고의 선수여야 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최고의 선수였으면서 최고의 감독이 된 퍼거슨감독같은 사람이 있는 반면, 최고의 선수였으면서 최악의 감독이 된 마라도나감독같은 사람도 있고, 무리뉴같이 최고의 선수는 아니었지만 최고의 감독이 된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감독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오직 한 분야의 장인이 되거나, 일가를 이루는 일보다 최대한 다양한 분야의 일을 경험하는 것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축구 마니아들에겐 널리 알려진 이야기라고 하는데 사실 나는 이 책을 읽고서야 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지금 세계 최고의 감독으로 불리는 주제 무리뉴의 전직이 통역사였다는 걸 말이다. 무리뉴는 영어, 스페인어, 프랑스어에 능통했고 기본적인 이탈리아어도 할 줄 알았다. 그리고 흥미로운 사실은 그를 불구대천의 원수로 삼는 fc바르셀로나에서 통역사로 일하며 감독으로 첫 걸음을 내딛는 마지막 발판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무리뉴는 당시 롭슨감독의 통역사이자 오른팔로 계속 일했고, 롭슨이 떠난 뒤에도 관할 감독을 보좌하는 코치로 일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그가 단순한 통역사가 아니었다는 점이 증명된다.

이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혁신과 진화에도 한계가 있다. 누구나 살다보면 새로운 자극과 동기부여를 위해 이직을 하거나 삶의 영역과 터전을 바꿔야 하는 터닝포인트가 찾아온다. 중요한 것은 성공가도를 달려오던 현재의 자리에서 떠나야 할 때를 어떻게 가늠하냐는 점이다. 무리뉴가 설정한 잔류의 원칙은 '행복감'이다. 이 책의 저자는 special tip으로 "날 원하는 직장이 아니라 날 필요로 하는 직장을 택하라."고 전하고 있다. 사실 직장생활하면서 이직을 생각해보지 않은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나 또한 이직을 꿈꿨던 적이 있으니 앞으로 이직을 할 생각이 있을 때는 이 조언을 참고하도록 해야겠다.

이 책의 내용 중에 이런 글이 있다. 무리뉴를 따랐던 몇몇 선수들은 그를 두고 아버지 같은 존재라고 말하기도 했지만 행동분석학자 데스먼드 모리슨은 무리뉴의 리더십에 대해 "무리뉴가 선수들에게 아버지 같은 존재라는 말에 난 조금도 동의하지 못한다. 그는 형 같은 존재나 갱단에서의 리더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무리뉴는 철저하게 성과지향적인 축구를 하는 감독이지만 이러한 성과를 내기 위해 관계지향적인 리더십을 보였다. 즉 선수들을 기능적으로 대하지 않고 인간적으로 대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리뉴가 선수를 발전시킨 비결은 무엇을 해서 달라져야 한다는 것을 설명하기 보다 왜 이러한 방법을 시도해야 하는지를 이해시키는 데 있다. 더 잘할 수 있도록 유도하려면 선수의 기량 발전을 위해 시도하는 훈련이 왜 이루어지는지에 대한, 무엇을 발전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설명을 먼저 전달한 뒤 지시를 내리고 이를 통해 발전되는 부분이 팀에 도움이 되는 것보다 자기 자신의 미래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인식시켜 스스로 노력하게 만들어야 한다.

이 책은 현존하는 최고의 축구감독인 주제 무리뉴의 리더십에 대해 다양한 사례를 바탕으로 매우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일반적인 리더십 관련 서적에 비해 축구라는 매개를 통해 실전적 리더십을 매우 현실감있게 설명해 주고 있는 책이라서 누구나 재미있게 읽으면서 축구의 역사에 대해서도 배우고 리더십 함양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책을 다 읽고나서 책의 중간중간에 special tip으로 제공하는 내용만 보더라도 책을 다시 한 번 읽은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을만큼 풍부한 tip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 이 책의 또 한 가지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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