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또다시 매너리즘에 빠져있었다. 겨우 잠을 잘정도로 하루하루 과제다 시험이다 지쳐가면서 올 겨울 방학은 알차게 정말 하고 싶었던 것을 하면서 보내야겠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기말 스케쥴의 후유증이 너무 커서였는지 시험이 끝난 이후로는 펜을 들거나 책을 펼쳐본적이 잘 없었다. 그렇게 크리스마스를 맞이했고 해가 바뀌고 설날을 맞이했고 2월을 맞았다. 그 사이에 이러면 안된다고 자신을 다독여보기도 했지만 그렇게 큰 효과가 없었다. 이렇게 무뎌가는 나의 모습은 낮잠을 자지않던 나를 낮잠의 매력에 푹 빠지게 만들었고 아침에 눈을 떠도 다시 잘 수 있다는 여유와 행복이 무엇인지를 느끼게 해주었다. 하지만 이런 여유로움은 나에게 맞지 않았는지 갈수록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많아지고 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억지로 몸을 이끌고 도서관에 갔을 때 집은 책이다. 나의 상황과 너무 맞았기 때문에 그냥 당연하게 책을 집었다.

  제목이 미루기병 '고치기'인지라 이 책을 읽으면 이 여유로운 상태와 이별할 것 같아서 책을 빌려놓고도 멀리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드디어 읽기 시작하였을 때 내가 방학동안 잊고 있었던 것들이 스멀스멀 나오기 시작했다. 이 책은 굉장히 많은 것을 다루지 않는다. 저자가 생각했던 것을 명확하게 정리해놓았다. 기존의 자기 개발서는 구구절절 설명이 많은 반면 이 책은 저자가 조언하고 지지 해줄 수 있는 것'만'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뜬구름만 잡는 것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 맞게 어떻게 반응해야하는지를 적어놓은 점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이런 예시를 보면서 저자가 많은 사람들을 대해봤고 거기서 나름의 결론을 내린 것이 있구나라는것이 바로 와닿았다. 

  정말 솔직하게 말하면 누구나 생각하고 누구나 알고있는 내용이다. 그러나 나또한 당연히 알고있다는 이유로 한동안 나의 머릿속에 조용히 묻어둔 것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자극받게 되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을때는 메모를 해가면서 읽었다.(정말 오랜만에 책읽으면서 메모란 것을 해봤다ㅜ)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이 책속의 내용은 굉장히 명료하고 쉽게 다 서술해 놓았다. 여기서 무엇을 깨닫느냐가 정말 또다시 미룰 것인가 안미룰 것인가를 좌우하는 성패가 될 것이다. 읽으면서 좀 더 놀랐던 점은 독자들을 낭만적인 드라마의 주인공이 아니라 소시민으로 받아들이고 늘 경계해야함을 강조했다는 것이다.이 책을 읽더라도 다 미루기를 안 할 것이라는 생각이 아니라 이 책을 읽고서도 미루는 사람들을 위해서 책을 썼다는 느낌이 굉장히 강하게 들었다. 개인적으로도 자기개발서적들을 안좋아하는 이유는 그럴싸하게 표현해놓고 알아서 하라는 방조적인 태도였다. 하지만 이 책은 사람들이 미루기를 하는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하는 방법까지 제시해주었으며 극복하지 못할 경우나 극복할 듯말듯한 사람들을 위한 자극이 되는 조언까지 해줌으로써 굉장히 이상적인 자기개발서적으로 개인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그런 부분에서 굉장히 의미가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읽기 쉽게 적혀있고 명쾌한 내용이기 때문에 회사원들 뿐만이 아니라 중학생 고등학생 등 공부를 하고 있는 사람들에도 추천해줄 만한 책이다. 나 또한 지금과 같은 슬럼프나 매너리즘에 빠져있을 때 다시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며 과외하는 학생이 생기면 후에 꼭 내가 메모해 뒀던 내용을 알려주거나 이 책을 꼭 권할 것 같다.

 

ps. 이 책을 다 읽기 싫다면 part 6, 7만 읽어도 많은 사람들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복사해서 가지고 싶다.ㅜ

미루기, 미루기병고치기, 귀찮음, 집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