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

 

등장인물들이 으르렁거리면 같이 심장이 쿵쿵거리면서 빠져들게 되는 강렬하고 흡인력 이야기이다. 단숨에 읽을거리를 찾는 사람에게 강추한다.

 

암에 걸려 곧 돌아가실 부유한 농장주의 65세 생일날 일어나는 이야기로 유산상속을 둘러싼 긴장감이 쭉 극을 이끌어 가는데 작가는 현대인들의 소외와 허위, 소통단절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한다.

 

극의 진행시간과 실제 상영 시간이 같은 희곡인데 희곡이 이렇게 재미있는 거였구나.

 

편애받는 둘째 아들 브릭은 대학시절 촉망받던 풋볼 선수였지만 어떤 사건을 계기로 알콜중독자가 되어가고 아내인 마가리트와의 사이도 일촉즉발의 상태이다. 마가리트가 끈을 놓아버리면 그냥 끝나버릴 사이이다. 이 여자와 형인 구퍼의 아내 메이는 유산을 사이에 두고 서로 고양이처럼 할퀴는 사이인데 구퍼와 메이의 위선이 참 볼만하다. 이상하게 마가리트에게는 정이 간다.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사는 게...... 완전히 혼자 사는 것보다 더 외로울 수도 있어! ......사랑하는 사람이 자기를 사랑해 주지 않는다면 말이야...... . - 30쪽

 

나는 왜 사람들이 좋은 사람인 척 하는지 모르겠어. 어느 누구도 착하지 않은데. 돈 많거나 잘 사는 사람들은 도덕적 양식을, 전형적인 도덕률을 존중할 여유가 있겠지. 하지만 나는 그럴 여유가 없었어, 그래, 하지만...... 나는 정직했어! - 68쪽

 

하지만 그것으로도 목숨은 못 사는 법이다. 다 쓰고 난 후에는, 돈으로도 생명은 다시 살 수 없는 법이야. 유럽의 재고 정리 세일이나 미국의 시장들, 아니 세상의 어떤 시장에서도 그것만은 안 팔지. 인생이 끝난 후에는, 돈으로도 다시 살 수 없는 거니까...... . - 100쪽

 

이야기가 중간에 끝난 것 같은 느낌이라 뒷얘기가 더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정말 재미있다.

 

[유리 동물원]

 

사실 이 책을 읽으려고 했는데 앞의 거랑 한 권으로 되어 있어서 앞의 것도 읽게 된 거였다. 학교에서 수업시간에 공부한 건데 희곡을 전공하신 교수님께서 해박한 지식으로 너무나 재미있게 설명해 주신 것을 바탕으로 이 희곡을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영어로 읽고 싶었으나 시간관계상 번역서로 읽었다. 내 영어 읽는 속도는 언제나 일취월장 할 수 있을까? 하하하~~~

 

무대 지문 하나하나에 그렇게 깊은 뜻이 있고, 그렇게 깊은 생각을 가지고 이 극을 썼다는게 놀라웠다. 굉장히 철학적이고 형이상학적이고 시적이고 상징적인 내용이라 배경지식 없이 읽었다면 덜 재미있었을 것 같다.

 

작가 테네시 윌리암스의 자전적인 희곡으로 빈민가에서 살아가는 한 가족 이야기이다. 아버지는 오래전에 집을 떠나고, 자폐끼에 다리까지 약간 저는 로라, 남부의 부유한 가문 출신이면서 그 시절을 못 잊는 엄마 아멘다, 그리고 공장에서 일하면서 가족을 부양하지만 시인의 꿈을 가지고 있는 톰, 이 세 사람이 주인공이다. 이들은 절망적인 현실 속에서 각자의 환상을 끌어안고 세상을 살아간다.

 

마지막은 톰이 무책임한 아버지처럼 상선의 선원이 되어 가족을 떠나게 되고 누나 로라를 잘 보살피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가지고 살면서 노라에게 용서를 비는 것으로 끝난다. 근데 이걸 톰이 상징적으로 독백을 하기 때문에 무슨 말인지 모를 수도 있다.

 

희곡에 쓰인 상징들을 하나하나 알아가는 재미가 참 쏠쏠했다.

 

 

 

 

테네시윌리암스, 뜨거운양철지붕위의고양이유리동물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