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에 비해서 사건은 별로 없고 대화와 일기가 주를 이뤄서 훨씬 지루했다. 그리고 이 책은 출판사가 스포일러이다. 파멜라의 결혼을 미리 말해주는 설명이 책 뒷부분에 쓰여 있기 때문이다. 그걸 모르고 읽었더라면 전편에서 훨씬 긴장감이 더했을 것이고, 파멜라의 감정에 더 몰입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쉬운 부분이다.

 

파멜라가 결국 주인과 결혼하게 되고 주인의 누나가 신분의 차이 때문에 노발대발하며 파멜라를 경멸하다가 나중에는 그녀의 훌륭한 성품에 감화되어 사이가 좋아지게 되고 모든 사람들이 그녀의 미모와 덕스러운 성품 때문에 그녀를 칭송하게 된다는 게 스토리의 전부이다. 그게 다인데 500페이지가 넘는다. 그러니 읽는 내내 얼마나 지루했을지 상상해 보시길......

 

파멜라는 아름답고, 우아하고, 지혜롭고, 신중하고, 재치 있고, 신앙심 깊고, 정숙하고, 친절하고, 착하고, 순종적이고, 너그럽고, 피아노 연주에 노래까지 잘하는 한마디로 완벽한 여성이다. 그런데 한마디도 지지 않는 고집 센 면도 있다. 결국은 그 고집 때문에 정조를 지키고 신데렐라 스토리의 주인공이 된다.

 

이 책이 유행했을 당시에는 아마도 이 책이 인격수양의 지침서 내지는 여성이 갖추어야할 덕목에 대한 교과서로 쓰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진실한 신앙심과 겸손과 분별력에 대해서, 그 가치에 대해서 교훈들을 배울 수 있었으므로 힘들게 읽었지만 읽을 만한 가치는 있었다고 생각한다.

새뮤얼존슨, 파멜라, 장은명, 문학과지성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