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알드달 책은 호불호가 많이 갈린다고 하던데

이 책을 읽고 나니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Magic Finger는 내용도 맘에 들고 재밌게 잘 읽었는데,

이 책은 동화다운 따뜻함이 없고 결말도 비인간적이다.

작가가 분위기 보다는 상상력의 끝을 보는 스타일인 것 같다.

 

신비하고 깨알 같은 재미가 있을 것 같아서 기대하며 읽었는데

역시나 재미도 있고 뒤로 갈수록 리딩속도가 빨라지는 걸 느끼며

즐겁게 읽긴 했다.

그러나 이 책이 동화책이라고 해서 감동적이고 교훈적인

해피엔딩을 바란다면 실망할 것이다.

 

조지의 할머니는 이기적이고 조지에게 함부로 말하고 심술궂게 구는 못된 할망구다.

어느 날 부모님이 집을 비운 사이 할머니는 조지에게 못되고 굴면서 겁을 주는데

조지는 복수할 생각을 하다가 할머니에게 새 약을 만들어줄 생각을 하게 된다.

왜냐면 할머니는 매일 약을 먹는데도 조금도 성미가 좋아지질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집에 있는 온갖 것을 다 넣고 끓여 마법약을 만든다.

마법약을 먹은 할머니는 키가 지붕을 뚫고 나갈 만큼 커진다.

처음에 약을 먹은 할머니가 뱃속에 불났다고 난리를 치는데

그냥 약일 뿐이라고 침착하라고 하는 조지의 모습에

여덟살 아이란걸 감안할 때 섬뜩한 느낌이 들었다.

엄마 아빠도 착하고 모범적인 사람들은 아니다.

 

굳이 교훈을 찾으려고 한다면 타산지석의 교훈을 찾을 수는 있다.^^

 

GeorgesMarvelousMedicine, 로알드달, RoaldDah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