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은 욕심을 부려야지. 욕망을 키우라고. 기성세대들을 밀어내야 해. 이런 한심한 세상을 물려줘놓고 사과를 해야지,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서 가르치려고만 하잖아. 그것도 잘 들어보면, 자기가 뭘 안다는 얘기만 있지 뭘 생각한다는 얘기는 하나도 없어. - p.235

 

은희경 작가님은 세상에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으신가 보다, 아님 독자들에게 가르치고 싶은게 많으셨나? 소설이 아니라 논설문을 읽는 느낌이었다. 어느덧 밀려나야할 기성세대가 되신 건지....... .

 

아무리 재미없는 영화라도 끝까지 봐야하고, 아무리 지루한 책이라고 끝까지 읽어야하는 성격이 아니었다면 이 책 중간에 내려 놓았을 것이다. [행복한 사람은 시계를 보지 않는다], [새의 선물]은 참 좋았는데 이 책은 정말 실망이다.

 

이 작가님 책에 늘상 등장하는 불륜모드나 주인공 요셉의 세상을 향한 삐딱한 시선 모두 식상하고 짜증났다. 요셉의 입을 통해 권위적이고 재수없는 선생에게 실컷 잔소리를 들은 느낌이다.

 

다른 작가들의 말이 많이 인용되었는데 이야기 흐름상 별 관계가 없어 보였고, 스토리들도 논문을 짜집기하듯 얼기설기 엮어놓아서 정말 몰입하기 힘들었다. 왜 이런 글을 써서 내 시간을 빼았았는지 원망스럽다.

 

등장인물 중 단 한명도 공감가는 인물이 없었고, 이해가능한 행동을 하는 인물도 없었다. 그들의 선택과 그들의 인생, 뭐 그럴 수도 있지, 근데 뭘그리 까탈스럽고 작위적으로 사나? 정말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은 캐릭터들이었다.

 

책에서 내가 원하는 건 첫째는 재미이고, 그다음은 감동, 깨달음 순이다. 다 갖춘 책이라면 가장 좋겠지만, 단순히 재미만 있어서 읽고나면 남는게 없는 책이라도 읽는 동안 즐거움을 줬기 때문에 작가에게 호감이 간다. 그러나 이 책은 뭔가 잔소리만 실컷 들은 느낌이다.

은희경, 태연한인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