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역사 관련 책을 읽었습니다. <집권층의 모화 및 사대사상>이란 책인데요. 우리의 뿌리와 집권층의 모화 및 사대사상의 영향에 대해 씌여져 있는 책이예요. 좀 딱딱한 느낌이 들기는 하는 데 생각보다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역사서의 딱딱함과 실화가 주는 흥미로움이 뒤섞여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읽다보면 처음엔 오, 그렇구나. 하며 고개를 끄덕이다가도 과거의 실수를 보면 한숨이 나오기도 하고, 왠지 지금의 현 상황과 어딘지 모르게 비슷한 느낌이 들기도 해요. 정리도 잘 되어 있어서 읽기 편한 편입니다.

<집권층의 모화 및 사대사상>은 몇몇 부분을 제외하면 솔직히 조금 부끄러운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 몇몇 부분도 부끄러운 역사에 대해서 우리가 잘못 알고 있던 것들을 바로 잡아주는 부분입니다. 상당히 역사를 보는 시각이나 해석, 혹은 우리가 편견처럼 갖고 있는 실제적 의미를 보여주는 부분들이 있어서 자칫하면 쉽게 생각했던 것들에 대해서 다시금 알 수 있는 기회도 되었습니다.

이 책에서 집중 조명하고 있는 것은 책 제목에도 나와 있듯이 사대주의와 모화사상인데요. 사대주의는 많이 들어보셨을 테고 모화사상도 사대주의와 비슷한 편입니다. 이는 간단히 말하자면 중국의 문물과 사상을 숭상하는 사상입니다. 문제는 이 받아들이는 데 있어서 비판이나 우리의 생각이 들어가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적인 수용을 전제로하는 건데요. 그래서 생겼던 수많은 문제들에 대한 것들을 명확히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게 중국은 상당히 중요한 나라입니다. 현대에도 그렇지마 과거에는 우리나라보다 선진적인 문물을 가진 강대국이었죠. 그렇기에 한반도에 크고 작은 나라들이 중국와 대립하면서도 중국의 문물을 수용하기를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땅덩어리부터 시작해서 백성의 숫자까지, 어찌보면 나라를 지키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지도 모릅니다. 문제는 이러면서 점점 중국은 큰 나라, 우리는 작은 나라, 의 개념이 확고히 자리잡히고 어느새 중국의 것이라면 다 옳다, 라고 주장하고 중국의 것을 무분별하게 수용하고 적용하려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중국에서 이론은 등장했지만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은 것들도 무조건적으로 수용되는 모습을 보였고 이는 조선을, 아니 그 이전부터 한반도의 나라들을 조금씩 흔들다가 조선 후기에 가서 뿌리를 건드렸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 강대국에 휘둘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요즘─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 이런 부분이 많이 괜찮아진 것 같긴 하지만요─ 읽기에 좋은 책이라고 생각되어집니다. 중국에 대한 모화사상이, 사람마다 조금은 다르지만 여러 나라를 향해, 대상만 바뀌었을 뿐 무조건적인 수용을 하는 경우가 여전히 있으니까요.

흥미진진하기도 했지만 생각할 거리도 많이 주는, 상당히 재미있는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