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비즈니스의 선도자를 만나다

 

 

 

세상에는 두 개의 아마존이 있다. 남아메리카 북부에 있는 안데스 산맥에서 시작해 적도를 따라 동쪽으로 흘러 대서양으로 들어가는 길이 약 6,400㎞의 세계 최고의 강 아마존과 1995년 처음으로 온라인서점으로 서비스를 시작해 세계 최대의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닷컴(www.amazon.com)이다.

 

 

하지만 한국사회는 닷컴 신화인 아마존닷컴은 물론, 세계적인 IT 유력지 <와이어드지>가 ‘미국 최상의 기술자임을 알게 될 것이며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를 이을 만한 인물‘이라고 평가한 아마존닷컴의 창업자 제프 베조스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이유는 단 한 가지, 한국에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한국에 진출한 업체들과 달리 아마존닷컴은 아직 한국어 서비스가 없고, 아마존의 전차책 리더기인 킨들 시리즈 역시 한국에서 공식적으로 판매되지 않아서, 즉 검증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한국소비자들은 아마존이 얼마나 혁신적이고 매력적인 기업인지 알 수가 없다(애플을 보라. 아이폰이 도입된 3년 전만 하더라도 국내 소비자에게 ’애플‘하면 깨물어먹는 ‘사과’를 떠올렸다).

 

하지만 비즈니스전문가들은 이제부터라도 한국사회가 베조스와 아마존에 주목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낸다. 아마존은 지금 IT업계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보여주는 손꼽히는 업체이자 전자상거래등 유통업계에서 선도적으로 새로운 시장을 꾸준히 개척하고 발전시키는 게임 체인저Game Ghanger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의 향후 행보는 전자업계, 통신업계 등 한국 IT 산업은 물론, 출판, 방송, 신문 등 한국 미디어 업계에도 직격탄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 점에서 <아마존닷컴 경제학>(에이콘출판)은 반가운 책이다. 지난 해 출간된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의 평전 <원클릭>을 제외하고 국내에 이렇다할 아마존닷컴 관련서가 없었다는 점, 그리고 저자 류영호는 국내 최대의 온라인서점인 교보문고에서 CEO 직속부서인 변화추진실 차장을 맡고 있는 현장통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특히 저자는 10여 년 전부터 블로그에서 아마존 에반젤리스트를 자처하고 있는 파워블로거라는 점에서 일본의 애플 전도사로 잘 알려진 ‘하야시 노부유키’를 연상케 한다.

 

 

 

 

저자는 이 책 전반을 통해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를 빼놓고는 미래 비즈니스를 논할 수 없다고 말한다. 특히 경영의 효율성 제고와 주주 우선주의에 빠진 한국기업들에게 아마존의 ‘도전과 열정의 마인드로 무장된 아마존의 기업 정신과 운영의 효율성 그리고 고객 최우선의 마케팅 전략‘은 역동적인 기업의 모범답안이 될 수 있다고 제언한다.

 

 

Amazon Kindle Press Conference — September 6, 2012

 

 

 

 

본문 내용은 아마존의 세 가지 사업구조 즉, 3C(Commerce, Contents, Cloud computing) 관점에서 그 성과를 중심으로 정리, 분석했다. 첫째 커머스Commerce. 아마존은 커머스 제국이다. 아마존의 인터넷 비즈니스 전략의 3대 키워드는 저렴한 가격, 다양한 상품 구비, 이용편리성 강화에 두었다. 아마존은 다양한 ‘서비스 모델’을 이용한 이용자 및 제휴 채널과의 테스트, 전 세계시장 진출, 무제한의 재고와 카테고리 확보 등의 전자상거래를 통해 기존의 전통적인 상거래가 갖지 못한 특성을 부과시켜 ‘샵테인먼트Shoptainment'가 가능하게 했다.

즉, 아마존을 통한 전자상거래가 단지 저렴한 가격이 아니라 쇼핑을 하는 즐거움을 선물한 것이다. 특히 1997년 도입한 독립적인 결재시스템, ‘원클릭 시스템’은 주문에서 결재, 배송까지 한 번의 클릭으로 모두 완성된다는 아마존만의 특허 받은 결재방식은 전자상거래에서 고객에게 주는 가장 중요한 편익 중 하나인 ‘즉시 대응’이 가능하게 했다.

 

 

두 번째는 가장 중요한 콘텐츠Contents다. 아마존의 콘텐츠는 한마디로 전자책을 중심으로 한 방송, 영화, 출판, 음악 등의 문화산업을 말하는데, 이 책은 전자책에 주력했다. 자동차의 대중화를 이끈 포드의 헨리 포드는 “내가 고객에게 말을 대신해 무엇을 원하느냐고 물으면 고객은 ‘더 빠른 말!’이라고 대답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베조스 역시 전자책 킨들의 출시에 대해 ‘500년 동안 존재해온 위대한 발명품’인 책이 ‘이제 변화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종이책을 넘어서는 종이책을 만들 수는 없다‘며 킨들을 종이책으로는 불가능한 무언가를 추가해 ‘더 바람직한 책 형태’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단순히 물리적 종이책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즉시 사전검색기 기능, 글꼴 변경, 60초 안에 콘텐츠 무선 다운로드 같은 종이책보다 더 뛰어난 서비스를 구축했다.

 

저자는 필자와의 인터뷰에서 아마존닷컴 코리아가 들어설 때의 시나리오가 여러 가지가 있을 텐데 그 중 하나로 온라인 쇼핑보다 콘텐츠가 먼저 들어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시 말해 먼저 전자책 디바이스인 킨들kindle을 하이마트나 대형할인점과 같은 양판점에서 먼저 보급하고, 콘텐츠는 아마존 홈페이지에 한국어 카테고리를 따로 만들어 제공해서 독자의 저변을 확대한 후, 이들을 커머스의 고객으로 전환시킨다면 한국의 독자들도 전 세계에 있는 2억 명의 아마존 충성고객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아마존은 클라우드Cloud 제국을 꿈꾼다.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촉발된 IT 비즈니스의 변화는 이미 빠르게 진행되어 오늘날 많은 기업과 개인은 별도의 IT 시스템의 설치 없이 빌려쓰고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아마존 역시 선도적으로 클라우드 시대를 이끌고 있다. 나아가 아마존의 거대한 시스템은 자사의 방대한 데이터베이스와 콘텐츠 서비스를 편리하고 실용적으로 연결시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1995년에 직원 4명과 함께 자신의 집 창고에서 온라인 서점으로 시작해 현재 최고의 성장률과 실적을 자랑하며 닷컴 신화를 낳은 아마존닷컴. 제프 베조스의 평전 <원클릭>을 썼던 리처드 L. 브랜트는 아마존의 비즈니스철학 네 가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첫째, 고객을 먼저 생각하라.

둘째, 원하는 결과물을 얻을 때까지 끊임없이 창조하고 또 창조하라.

셋째, 항상 장기적인 관점으로 내다보고 생각하라.

넷째, '언제나 처음처럼'이라는 마인드로 사업에 임하라.

 

 

 

베조스는 자신의 일을 결코 평범하거나 따분하다고 느껴본 적이 없다. 또한 세계 최고가 된 아마존닷컴을 완벽하게 완성된 모델이라고 생각해 본 적도 없다. 아마존의 중심에는 늘 ‘고객’이 있다. 그리고 늘 고객이 무엇을 좋아하는지에 주목하고, 고객에 대한 확신이 있을 때 까지 늘 고민하고 연구하며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회사이다.

 

 

이 책은 국내 독자들이 아마존닷컴과 제프 베조스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입문서로 탁월하다. 오히려 해박한 지식과 경험을 겸비한 저자의 식견과 논평이 본문 전반 걸쳐 추가되었더라면 전문서로서도 손색이 없을 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우수한 콘텐츠가 국내 저자의 손끝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은 국내 경제경영서 시장에는 희소식이다. 지속가능한 성장과 열정이 필요한 기업과 개인이라면 특히 일독을 권한다. 초심을 잃지 않고 매사에 열정적으로 아마존을 이끌어 온 베조스의 모습은 더할 나위 없이 유익한 모델이 될 것이다.

 

 

이 리뷰는 출판전문저널 기획회의 336호에 실린 리뷰입니다.

 

 

본 이미지는 팍스 TV(2013년 1월 16일) 부자가 되는 책에 방송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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