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을 받아 들고 자세히 들여다 보다 설명서의 한 문장을 보고 의아해 했다.

"...Was he also meant to record the Piano Quintet op.44, which Leonard Bernstein plays on the B side?"

그리고 나서 자세히 들여다보니 슈만의 작품 44번은 번스타인과 줄리아드 사중주단이 연주한 녹음이고 47번이 글렌 굴드와 사중주단의 연주녹음이었다.

다시 제품 설명을 읽어 보았지만 어디에도 번스타인의 이름은 나와 있지 않았다.

아티스트 이름에도 글렌 굴드와 줄리아드 사중주단의 이름뿐이고 수록곡에도 작품 번호만 있어서 이 음반에 대해 잘 몰랐던 나와 같은 초보자들은 44번과 47번 모두 글렌 굴드의 연주인 줄 알고 구입했을 것이다.

물론 번스타인의 연주에 불만이 있다는 뜻은 아니다. 연주자를 특별히 선호할만큼의 수준있는 애호가도 아니니 말이다. 하지만 글렌굴드의 연주를 듣고 처음 받았던 인상이 워낙 강하고 중독성이 있는 매력이 있어서 이전에 특별히 피아노 연주자들에게 관심을 가져 본 적이 없었던 나에게는 중요한 일이었다.

 

이 음반의 배경에 대해서 자세히 알 바는 없겠고, 줄리아드 현악 사중주단이 중심이 되어 그들이 피아노 독주자를 초빙, 그들의 연주를 녹음한 음반이라면 당연히 글렌 굴드와 번스타인의 이름이 똑같이 언급되어야 마땅하다는 생각이다.

글렌 굴드의 음반을 찾던 나같은 사람이 혼동을 일으키지 않도록 말이다.

 

아무튼 슈만의 음악을 감상한다는 점에 다시 촛점을 두면- 내 경우는 반대로 글렌굴드를 통한 슈만의 음악 감상으로 전도된 경우이지만 - 다른 두 피아노 연주자의 연주로 듣는 슈만의 매력을 경험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 음반이므로 구입 자체를 후회하지는 않았다.

어느 연주자의 연주이던 슈만은 슈만만의 아름다움과 매력을 지녔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