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은 내게 거의 모든 것을 선사하였다.

그러나 나는 나 자신을 오랫동안 무분별하고

육체적인 향락에 빠져들도록 내버려 두었다.

향락이 극치에 달하면 곧 싫증을 느끼고 새로운 흥분거리를 찾아

삶의 밑바닥까지 일부러 내려가 보았다.

 

내 사고는 역설로 가득차고 정열은 도착되어 갔다.

나는 다른 사람들의 삶에 대해서 개의치 않게 되었다.

나를 즐겁게 하는 곳이면 어디서나 계속 쾌락을 추구했다.

나는 일상의 작은 행위 하나하나가 우리의 성품을 만들기도 하고

또는 파괴하기도 하며, 우리가 밀실에서 행한 일로 인해

언젠가 지붕위에서 통곡하게 되리라는 것을

까마득히 잊고 있었다.

 

나는 더 이상 나 자신의 주인이 아니었다.

나는 더 이상 내 영혼의 선장이 아니었고,

나는 그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쾌락이 나를 지배하돌고 허용했던 것이다.

끔찍한 수치감 속에서 내 인생은 끝나 버렸다.

 

_Oscar Wilde  본문 29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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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중 예전 제 상황을 너무 잘 대변해 주는 글 같아 기억에 남습니다.

위의 인용문 혹은 책의 맨 처음 저자의 고백에서처럼 우리 모두에게 찾아오는 인생의 위기를 다룬 책입니다.
항상 바쁘고 쫓기는 듯한 현대인들이 쉼과 함께 읽을 만한 책이라 생각됩니다. 

정리되지 않은 생활들, 휘몰아치는 업무들, 약속들, 인간관계 모두
내면의 질서를 돌보지 않는데서 시작됩니다.
현재 평온할지라도 내면을 돌보지 않는 사람에겐 언젠가 큰 위기가 올 수도 있다는 얘깁니다.
사람마다 시기의 차이와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꼭 한번씩 찾아오는 ’항복의 순간’.
그 순간을 지혜롭게 지날 수 있는, 혹은 예방할 수 있는 책이라 생각되네요.

오래 전부터 고민해 오던 부분이라 혁신적이거나 참신한 견해는 아니었지만,
현재 같은 어려움을 겪은 분들, 혹은 돌파구를 찾기 위해 막 문을 나서는 분들에게는
제법 자세하고 깊은 통찰력을 느끼게 할만한 책입니다.
큰 공감과 함께, 요목조목 짚어주고 처방해 주는 저자의 도움을 받을 수 있으실 겁니다.

이런 생각, 한번쯤은 해 봤지만 체계적으로 정리되지 않았던 분들도
한번쯤 읽으며 갈무리하는 것도 좋을 듯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