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하 서정태, 고창 선운리 선운사, 춘삼이, 스님 명철, 소요산

90세, 90편의 시

서정주 시인의 동생인 서정태 시인.
그도 역시 시인이었다.

마치 한편의 풍경화를 읽는 듯한 느낌이다.
조용하고 소박하다.
무엇보다 마음이 편안해진다.

시속에 등장하는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시인의 모습이 보인다.
소재는 시인이 살아가는 하루하루이다.
일상적인 모습에 자연의 변화가 덧붙여져서 인생의 질곡을 넘어서 이제는 지난온 세월들을 추억하면 살아가야 하는 즈음에 바라본 해탈의 시선이 놓여있다.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 도시의 모습을 떠나 공기좋고 사람좋은 한적한 돌담길을 따라 걸어가다보면 보일듯한 시골집의 모습이 떠오른다.

계절별로 변하는 자연의 모습이 시로 변하여 글자속으로 들어왔다.

한숨돌리고, 낮잠자고 일어난 뒤의 그런 맛
뜨거운 여름 소낙비가 내리고 난 뒤의 청명함 느낌
아침에 일어나니 하얀 눈속에 모두 파묻여 버린 자연
화선지에 번지는 먹물의 잔향들

쉼표하나 찍고 삶의 도화지에 여백으로 남겨지는 아름다움

이 책에는 이런 서정적인 느낌들이 가득하다.

책의 제목인 "그냥 덮어둘 일이지"의 싯구가 들어있는 시여서 소개해본다.

소  문
그냥 덮어둘 일이지
봄바람에 옷소매 스치듯
지난 잠시의 눈맞춤
그것도 허물이라고 흉을 보나

대숲이 사운거리고
나뭇잎이 살랑거리며
온갖
새들이 재잘거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