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카와 워터파크에 놀러가기로 약속했지만 보기 좋게 바람 맞은 세실리아와 링. 분기탱천한 둘은 페어를 짜서 오키나와 여행권이 걸린 장애물 경주에 참가했습니다. 샤를로트와 라우라는 둘이 쇼핑을 갔다가 코스프레 카페 일일 종업원이 되기도 하고 덤으로 은행강도까지 잡았습니다. 마을 축제를 돕기 위해 오랬만에 본가에 돌아온 호키. 뒤따라 내려온 이치카와 함께 축제를 구경하면서 설레이는 하루를 보냈습니다.

이치카가 집에서 하루종일 딩굴거라는 첩보를 입수한 히로인 5인전대는 저마다의 연심을 품고 그를 공략하기 위해 초인종을 눌렀습니다. 둔감 대마왕 이치카의 마음을 열 수 있는 소녀는 누구일까요?

작년 말 우연히 애니메이션 PV를 보고 호오, 이거 물건이 될 것 같은데... 원작이 라노베랬지? 마침 정발되었으니 한 번 볼까? 이렇게 시작했는데,

1권 - 지뢰닷!!!
2권 - 또 지뢰네.
3권 - 지뢰...orz
4권 - 어?

솔직히 즐겼습니다. 미소녀 메카물이라는 끌리는 소재 빼고는 총체적 난국의 세레나데가 민메이 어택처럼 주인장의 몸과 마음을 너덜너덜하게 만들길래 얼마나 괴로워질 수 있는 한 번 보자 하는 심정으로 계속 잡았습니다. (M?) 그래서 4권 역시 각오 단단히 한 다음 펼쳤는데, 이거 은근히 멀쩡했어요. 신앙에 가까운 소녀들의 연심, 몰라도 이렇게 모를까 싶을 정도로 둔감한 주인공(솔직히 읽다 보면 숨질래요?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염장이 또아리를 트는 오글오글 시츄에이션, 겉으로 보면 이전 지뢰들과 별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작가가 약이라도 먹었는지 불친절한 야겜식 묘사가 상당히 좋아졌습니다. 필력 좋은 작가들에 비하면 아직 우스운 수준이긴 하지만 이제야 라노베다워졌습니다. 읽는데 그렇게 불편하지 않았어요. 문체 진짜 저질이네 하는 생각도 안들었어요. 그냥 읽을만 했어요. 그래요. 이 정도가 어딥니까? (작가에게 길들여진게야. orz)

이치카 지상주의를 기반으로 한 공략대상들의 짧은 에피소드를 묶어 놓은 옴니버스식 구성이라 쉬어가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각각의 개성을 잘 부각시키는 덕스러운 시츄에이션들이 고르게 버무려져 있었고요. 이야기 전개상 이치카가 빠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오히려 이게 플러스 요소로 작용하여 히로인들의 매력을 더욱 부각시켰습니다. 역시 둔탱이 주인공은 만악의 근원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