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쓴 히라사카 요미(平坂読)는 2004년 제0회 MF문고J 라이트노벨 신인상에서 ホーンテッド!라는 작품으로 우수상을 수상하면서 라이트노벨 작가가 되었습니다. MF문고J에서 활동 중이며 주요 작품으로는 네크로마(ねくろま。), 라노벨부(ラノベ部), 나는 친구가 적다(僕は友達が少ない) 등이 있습니다. 초기에는 그로테스크하면서 성적인 묘사가 많았지만 2008년작 라노벨부부터 코믹한 학원물로 작풍이 순화되었다고 하네요. 참고로 펜네임의 유래는 일본 신화에 등장하는 죽은 자의 세계 요미(黄泉).

표지와 삽화를 그린 브리키(ブリキ)는 2008년 중반부터 라이트 노벨 삽화를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그전에는 개인 홈페이지를 운영하면서 간간히 에로한 그림을 올리는 정도였으며(2006년부터 운영했더군요.) 동인 활동은 따로 하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라이트 노벨 전파녀와 청춘남(電波女と青春男; 이루마 히토마 지음), 나는 친구가 적다(僕は友達が少ない; 히라사카 요미 지음) 일러스트를 담당했으며 2차원 드림 문고와 같은 성인용 소설 작업도 간간히 했습니다. 통통한 볼륨감에 귀엽고 색기 만점의 미소녀를 잘 그리는 기대주.

인상이 사나운데다 전학 당일 지각까지 하는 바람에 한달이 넘도록 학급에서 소외된 존재가 되어 버린 하세가와 코다카는 어느 날 방과 후 잊은 물건을 찾으려고 교실에 들어갔다가 혼자서 즐겁게 얘기하고 있는 미카즈카 요조라를 보게 되었습니다. 자기 못지 않게 소외된 그녀에게 아무 생각 없이 부활동이라도 해보라고 말하는 바람에 어처구니 없는 부서에 들어가게 된 코다카. 누가 이런데 들어오겠냐는 생각과는 달리 학교 제일의 싸가지 카시와자키 세나와 곱상한 후배 쿠스노키 유키무라가 입부 원서를 내는 바람에 점점 판이 커지게 되는데...

제목 그대로 친구가 없는 소년소녀들의 괴상한 부활동이 주된 테마였습니다. 혼혈이라 머리색이 이상한데다 인상마저 날카로워 양아치로 오해받고 있는 주인공 코다카, 긴 흑발 생머리에 상당한 미모를 지녔지만 엄청난 독설가인 요조라, 학교 제일의 미소녀지만 주변 사람들을 전부 하인 취급하는 왕싸가지 세나, 여장이 더 어울리는 후배 유키무라까지, 주변에 친구라고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는 대인관계 문제아들이 모여 친구를 만드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친구를 사귀어 본 적이 없는 이들의 연구가 잘될리 없죠. 당사자들이야 참 안타깝겠지만 이런 시츄에이션에 아주 큰 웃음을 주는 유쾌한 작품이었습니다. 친구 만드는 연습 한답시고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 플레이하는 에피소드에서 쓰러지는 줄 알았습니다. 2010년의 마지막 날 배달되어 (이게 어떻게 2010년 12월 발매작이냐!) 신년을 웃음으로 채워주었던 멋진 물건이었습니다. 물 건너에서 인기를 끌만 했더군요.

창자를 뽑아버리겠다는 독설도 서슴치 않는 미소녀들과 이 틈바구니에서 시달리는 무늬만 양아치 주인공, 그런 선배를 롤 모델로 삼고 스토킹하는 곱상한 후배, 중2병 설정에 심취해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여동생, 권두 일러스트에 소개된 캐릭터들이 절반 정도밖에 등장하지 않았는데도 캐릭터 조형으로는 니시오 이신 작품군에 준하는 포스를 보여줘 다음 권을 충분히 기대하게 만들었습니다. 딴지로 일관된 말장난과 고정된 느낌의 공수 캐릭터가 조금 걸리긴 했지만 1권처럼 사건 장소를 자주 옮기면서 다른 속성의 캐럭터를 적절한 타이밍에 넣어주기만 하면 재미는 충분할 것 같았습니다. 같은 패턴으로 질질 끌지만 않는다면요. 추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