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다니엘 핑크는 이미 [새로운 미래가 온다]나 [드라이브]같은 책으로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올라있는 사람이다.

저자의 이력이 저작(책)의 내용과 질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용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 주요한 정보라고 생각하게 때문에, 난 책을 읽을 때, 저자의 이력이나 배경에 주의를 기울인다.

다니엘 핑크는 조금 독특한 이력을 지닌 사람이다. 예일대학교 로스쿨에서 법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미국 상원의원의 경제정책 담당 보좌관을 역임하고, 클린턴 정부시절 엘 고어 부통령의 수석 연설문 작성자로 활동했다. 하지만, 지금은 세계적인 미래학자의 하나로, 사회변화를 예측하고, 심리학과 과학, 경제학을 넘나드는 다양한 분야의 실제 사례와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현상을 명쾌하게 해석하고 보다 바람직한 미래를 제시하고 있다.

 

이번 책도 그 이전에 그가 저술한 책들처럼, 구체적인 사례와 정량적인 데이터, 그리고 논리적인 결론으로 깔끔하게 정리된 것이었다.

 

책에는 너무나 많은 좋은 사례와 이론(혹은 주장)들이 제시되어 있어 일일이 서평에서 논할 수 없을 정도이다.

우리 조직과 업무에 참조가 될 만한 내용이 많이 있으니 모두 읽어 보시기를 권한다.

 

너무나 많은 좋은 사례가 있지만, 우리들의 일상적인 업무와 연관지을 수 있는 것 한두가지만 언급하고 글을 맺을까 한다.

 

저자는, 우리의 행동 모두가 사실은 ‘파는 행위’이며, 따라서 우리는 본질적으로 세일즈맨이라고 주장한다. 전통적인 의미의 판매를 위한 세일즈와 다른 형태의 비판매 세일즈를 구분한다.

이를 테면, “의사는 환자에게 처방을 판다. 변호사는 배심원에게 평결을 판다. 선생은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주의를 기울일 만한 가치를 판다. 기업가는 자금을 대는 사람들에게 구애를 하고, 작가는 출판사에 감미로운 이야기를 하며, 감독은 선수들을 부추긴다. 직업이 무엇이든, 우리는 동료에게 프리젠테이션을 하고, 새로운 고객에게 피치를 한다. 사장이 예산을 더 책정하도록 권유하기도 하고, 인사관리팀에서 휴가를 더 주도록 설득하기도 한다.”

이러한 행위가 모두 세일즈라는 것이다.

하긴 이미 이전에도 이와 유사한 개념이 있었다. 일반적으로 행하는 외부 마케팅과 내부 조직원 혹은 외부 마케팅을 지원하기 위한 형태의 내부 마케팅을 구분하는 것이다.

어쨌든 이러한 세일즈의 궁극적 목적이 무엇인가 하는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이 책 혹은 저자의 본질적인 목적인 것 같다.

세일즈의 목적은 물건을 파는 행위 자체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결론이다.

책의 말미에 저자는 세일즈 행위를 할 때, 두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라고 권한다.

 

1.        만약 당신이 팔려는 것을 고객이 사기로 결정한다면, 그의 삶이 개선될까?

2.       이 거래가 끝났을 때, 세상은 거래 이전보다 더 나은 곳이 될까?

 

우리가 만든 제품을 소비자들이 사용하기로 결정하면 그들의 삶이 개선될까?

시민들이 그 제품을 사용하면 그것을 사용하기 이전보다 세상은 더 나은 곳이 될까?

 

나는 당연히 그렇다고 답할 수 있다.

다만,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소비자들이 그렇다라고 긍정의 답을 줄 수 있도록 그들의 입장에서 더 보완하고 개선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한가지 중요한 그리고 가치있는 내용은, ‘경험의 프레임’에 관한 것이다.

 

“경제학자들은 사람들이 구매하는 물건의 특징에 따라 시장에서 파는 물건을 분류한다. 잔디깍는 기계는 햄버거와 다른 부류에 속하고, 햄버거는 마사지와 다른 부류에 속한다. 하지만 사회심리학자들은 사는 사람의 의도에 따라 물건을 분류한다. 따라서 ‘소유할 수 있고 만질 수 있는 물건을 가지는 것이 주된 목적’이라면 물질적 소비 material purchase이고, ‘살면서 겪는 일련의 사건이나 경험을 얻으려는 게 주된 목적’이라면 경험적 소비 experiential purchase이다.”

 

“연구자들은 물질을 구매할 때보다 경험을 구매할 때 더 큰 만족을 얻었음을 밝혀냈다.”

 

“예를 들어, 우리는 물질의 변화에는 빠르게 익숙해진다. 3주 전까지만 해도 새로 산 호화로운 bmw를 보면 그렇게 기쁘더니, 이제는 그저 직장에 오갈 때 이용하는 교통수단일 뿐이다. 그러나 캐나다의 웨스트 코스트 트레일에서 했던 하이킹은 우리의 마음에 오래 남으며, 또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저차원적인 불편함(진드기 등)은 잊고 고차원적인 즐거움(놀라운 일몰 광경 등)을 기억하는 경향이 있다. 게다가 경험은 대화의 소재와 이야깃 거리를 제공해,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고 동질감을 형성하게 해주는 등 만족감을 준다.”

 

빙고!

바로 이것이다. 우리가 제품이라는 물질과 기술에 얽매여 있어서는 바뀐 새로운 시대의 소비자들에게 감동을 일으킬 수 없다. 우리의 소비자들에게 ‘경험적 소비’로서의 제품을 제공할 수 있어야만, 그들의 공감과 사랑, 그리고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