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접하는 공지영 소설.

이 책은 한마디로 아침드라마 같은 레파토리를 가지고 있다.

아침 드라마 소재로 잘 나오는 불륜

사랑과 결혼으로 남자에게 상처 받은 여자들

그 모든 것이 불리하게 적용되는 사회적 약자인 여자들

다만 드라마는 대개 해피엔딩으로 끝나지만

공지영은 소설 속의 세 여자들에게

제각기 견디기 힘든 무게의 고통을 짐지워주고

어떻게든 이겨내보라고 방관(?)하며 마무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상과의 화해가 결핍됐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비평을 받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어쩔 것인가.

그것은 어느 현명한 친구의 조언 하나로

해결될 수 없는

그 여자들의 몫일 수 밖에.

나는 단지 그 책이 화해를 맺지 못하고 끝난 것이 아니라

책 분량이 다하지 못하여 그 뒤에서 계속 세상에 부딪쳐 고군분투할 모습이

생략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1년 뒤에 혹은 10년 뒤에 그녀들은

더 이상  돌부리에 걸리지 않는 법을 터득했을지 모른다...

친구의 이혼얘기를 듣는 것처럼

같이 욕하고 억울해하면서 재미나게 읽을 수 있는 소설책,

다만 흥미롭고 자극적인 소재가 주는 재미가 활자를 통해 느껴지는 것에 비해

작가의 색깔과 철학에 대한 깊이(?)를 느끼기엔 부족함이 있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