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는 가족끼리 여행을 많이 다녔습니다. 여러 역사적인 유적지를 갔던 기억이 나는데 처음에는 놀러가는게 재미있다가 점점 친구들과 같이 노는게 더 좋아지면서 어느 순간부터 가지 않게 되었네요. 가끔씩 역사책에서 사진을 볼 때마다 본 기억이 나는데 이제는 반대로 부모님을 모시고 다시 한번 찾아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남쪽에 있는 대표적인 역사 도시로는 천년의 신라 고도 경주와 백제의 수도였던 공주와 부여, 그리고 조선시대부터 수도인 서울이 있습니다. '호서의 중심 충청감영 공주' 는 충청남도 역사문화연구원에서 펴낸 공주 이야기입니다.

 

현재 충청도의 대표적인 도시는 대전인데 역사는 길지 않습니다. 대전은 작은 마을이었으나 일제 시대에 경부선 철도가 놓이면서부터 발전하기 시작했고 광역시가 되었네요. 하지만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공주가 그 역할을 하였으며 한양을 중심으로 각 도를 연결하는 길에서 충청도 각지와 전라도를 가기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도시였습니다. 임진왜란을 거치면서 전국 주요 지역에 감영을 만들었고 충청도의 감영은 자연스럽게 공주에 위치하였네요.

 

공주는 앞에 금강이 있으며 산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그래서 삼국시대에는 짧은 기간이나마 백제의 수도가 되기도 했습니다. 처음에 조선이 건국되었을때의 일화를 보면 고려의 수도인 개경에 살고 있는 호족들의 권한을 축소시키고 새롭게 출발하기 위해 수도의 위치를 물색했는데 공주가 후보지로 결정되어 공사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상대적으로 남쪽에 치우쳐 있어서 중간에 공사가 중단되고 서울이 수도가 되었는데 만약 공주가 수도가 되었다면 오늘날의 역사도 많이 달라지지 않았을까요.

 

공주는 오랜 도시인만큼 많은 역사적인 사연을 품고 있습니다. 조선시대에 우리나라로 들어온 선교사들과 세례를 받고 천주교인이 된 사람들은 많은 핍박과 박해를 받으며 목숨을 잃기도 했습니다. 황새바위에서는 많은 천주교인들이 처형되었네요. 또, 조선 말기에 나라의 기강이 흔들리고 탐관오리들이 가렴주구를 일삼자 동학이 일어났는데 우금티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습니다. 나라를 위해 일어섰던 선조들을 생각하니 절로 숙연해지네요.

 

공주는 백제의 수도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책의 제목처럼 조선 시대에 호서 지방의 중심 도시로 중요한 역할을 하였었네요. 충남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이 쓴 책이어서 그런지 더 공주에 대한 애정이 느껴집니다. 코로나19 상황이 좀 나아지면 한번 공주에 있는 유적지와 박물관을 둘러보고 싶네요.